북풍 공작·김건희 의혹은 어떻게…빈틈많은 계엄 수사
  • 정채영 기자
  • 입력: 2025.02.23 00:00 / 수정: 2025.02.23 00:00
조태용-김건희 연락 정황…김봉식 '윤 개인사' 언급
노상원 수첩에 '북한' 관련 흔적도…검찰 "계속 수사"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형사 재판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검찰의 수사가 더 필요해 보이는 정황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대통령의 탄핵심판 10차 변론이 열린 가운데 자리에 앉은 윤대통령이 변호인과 대화하고 있다. 2025. 2. 20. 사진공동취재단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형사 재판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검찰의 수사가 더 필요해 보이는 정황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대통령의 탄핵심판 10차 변론이 열린 가운데 자리에 앉은 윤대통령이 변호인과 대화하고 있다. 2025. 2. 20.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형사 재판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계엄 수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외환 혐의부터 김건희 여사의 비상계엄 관여 의혹까지 검찰 수사가 미진한 대목이 많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윤 대통령의 8차 변론 기일에서 단연 화제가 된 증언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과 김 여사의 문자 메시지 교환이었다. 김 여사는 계엄 전날인 12월2일 조 원장에게 문자를 두 통 받았고, 조 원장은 다음날 답장했다. 국정원장과 대통령 부인과의 대화가 이례적인 데다 문자를 주고받은 날이 비상계엄이 선포 전후다 보니 김 여사도 계엄에 일정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

같은 날 또 다른 증인으로 출석한 김봉식 서울청장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유로 '개인 가정사'를 언급했다는 증언을 내놓으면서 의혹은 짙어졌다. 김 청장은 이 자리에서 답변하기 적절지 않다면서도 "특검이라든지 그런 것과 관련 없이 대통령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은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지고 있었다는 점도 의심스러운 정황 중 하나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비화폰 확보도 아직이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비화폰을 갖고 있는 김성훈 대통령실 경호처 차장의 구속영장 신청을 세 차례나 반려했다. 김 처장의 신병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는 건 비화폰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미다. 검찰은 영장 신청 반려 사유로 "김 차장의 범행 고의성 인정 여부에 다툼이 있다는 취지"라고 밝혔으나 세 차례나 기각되는 일은 통상적이지 않다. 김 처장의 구속으로 비화폰을 확보하게 되면 검찰 '윗선'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계엄 회동 주도 및 계엄 기획 비선으로 의심되는 노상원 전 정보 사령관 사진.(사진=엑스 옛 트위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뉴시스
계엄 회동 주도 및 계엄 기획 비선으로 의심되는 노상원 전 정보 사령관 사진.(사진=엑스 옛 트위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뉴시스

헌법상 대통령의 형사소추가 가능한 범죄인 '외환유치죄'도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 이른바 1차 수집 대상인 야권인사 500명의 체포 명단이 적힌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70쪽짜리 수첩에는 비상계엄에 북한을 끌어들이려고 한 흔적도 있었다. 수첩에는 체포 대상을 처리하는 방안이 담겼는데 이 중에는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하거나 아예 북에서 나포 직전 격침시키는 방안'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노 전 사령관에게서 이 수첩에 대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내란범들의 공소장에는 넣지 못했다.

검찰이 아같이 남은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할 경우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내란 특검'이 설득력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공수처에서 넘어온 윤석열 대통령 등 사건을 기소하다 보니 수사가 부족했을 수 있다"며 "외환 혐의 같은 경우는 수사가 진행돼도 내란 혐의와 별개로 추가로 기소해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윤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검찰에서는 특수본 실무 수사를 맡았던 이찬규 공공수사1부장을 중심으로 공소유지를 해나갈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끝났다고 보기는 이르다"며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chaezero@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 ※ 이 기사는 팬앤스타에 제공되고 있습니다. 댓글 5개 보러가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