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뇌기능 장애' 몰고 간 윤 측…탄핵심판 변론 25일 종결
  • 송다영·선은양 기자
  • 입력: 2025.02.20 22:00 / 수정: 2025.02.20 22:05
조지호 경찰청장, 대부분 답변 거부 "형사재판서 말하겠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대통령의 탄핵심판 10차 변론이 열린 가운데 자리에 앉은 윤대통령이 변호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대통령의 탄핵심판 10차 변론이 열린 가운데 자리에 앉은 윤대통령이 변호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송다영·선은양 기자] 윤석열 대통령 측이 '국회의원 체포 지시'의 핵심 증인 조지호 경찰청장이 뇌기능 장애 가능성을 따져물었다. 암투병 중인 조 청장 검찰 진술을 흔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는데 "그정도는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조 청장은 그밖의 질문에는 대부분 답변을 거부했다. 헌재는 오는 25일 11회 기일을 끝으로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조 청장은 20일 오후 3시부터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의 마지막 증인으로 나섰다. 혈액암을 앓고 있는 조 청장은 이날 마스크를 쓰고 휠체어를 탄 상태로 심판정에 나왔다. 그는 앞서 두 차례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했다.

조 청장은 비상계엄 당시 상황에 대한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 대부분 질문에 "공소사실에 포함돼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제가 (비상계엄) 관련 건으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재판 피고인 신분"이라며 "관련 사항이 공소 사실에 포함돼 있어서 증언을 못하더라도 양해해달라"고 했다.

조 청장은 검경 수사 과정에서 비화폰(보안 처리된 전화기)을 통해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윤 대통령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핵심 증인으로 꼽혀왔다. 국회 측은 지난 18일 9차 변론에서 "계엄 이튿날 새벽 1시께 윤 대통령이 조 청장에게 무려 여섯 번 전화해 '다 잡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며 조 청장의 검찰 조서를 공개했다.

국회 측은 계엄 전후 상황과 관련해 조 청장이 답변을 연속해 거부하자 "변호인 입회하에 검찰 조사를 받았느냐", "사실대로 답했느냐"고 물었다. 조 청장은 "조서별로 다 서명 날인을 했다"고 답했다.

국회 측은 계엄 당시 국회 봉쇄 관련 등 답변을 거부하는 조 청장을 향해 "있는 그대로 사실을 얘기한다면 형사 재판에서 유불리를 떠나 판단을 받으면 되고 사실에 대해선 답할 수 있지 않나"라고도 반문했다. 조 청장은 "형사 재판에서 사실대로 다 얘기하겠다.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 사실은 사실대로 밝히고, 책임질 부분은 책임질 것"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조 청장은 "1차 항암 주사를 맞고 회복 기간에 있어서 사실 제 건강 문제 외에는 뉴스를 팔로업(따라가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전혀 뉴스를 안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비상계엄 당시 경찰청장으로서의 자신의 행위가 내란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 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 측이 "비상계엄 당시에 (국회 통제 등 본인이 한 일을)내란이라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해 봤나"라고 묻자 조 청장은 "내란이라고 생각했으면 그렇게 안 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날 윤 대통령 측은 조 청장에게 암 투병으로 '섬망(뇌기능 장애)' 증세가 있냐고 캐묻기도 했다. 그간 조 청장은 열 차례 검찰조사를 받았는데, 건강 이상을 이유로 조 청장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려는 윤 대통령 측의 의도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은 "경검 조사 당시 섬망 증세는 없었나", "수사받을 땐 건강이 더 악화했을 걸로 알고 있는데 수사 진술할 때 계엄 당시 상황을 명확히 기억해 진술했나"라고 조 청장에게 물었다.

이에 조 청장은 "섬망 증상이 있다거나 그 정도는 아니였다"라며 "체력이 급격히 나빠지고 감염에 취약한 상황이 되어 병원에서도 격리 병실로 별도 입원시켰다"고 답변했다.

윤 대통령은 본인 의견 진술 기회를 얻었으나 조 청장에게 "건강 빨리 회복하시길 바란다"며 짧은 안부만 남겼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재판부는 오는 25일 오후 2시를 마지막 변론기일로 정했다. 이날 양측은 증거조사를 포함해 최종의견을 진술한다. 국회 탄핵소추 위원인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윤 대통령도 이날 시간제한이 없는 최후진술을 하게 된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는 최종 변론을 마친 뒤 2주일 안에 헌재의 결정이 나왔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선고도 3월 중순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17차례 변론기일을 진행한 후 11일 만에 탄핵 인용이 결정돼 파면됐다. 노 전 대통령은 7차례 변론기일 진행 후 14일 만 탄핵 기각이 결정돼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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