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계엄 당일 한국에 있다고 말해"…윤 증언과 어긋나
  • 송다영·선은양 기자
  • 입력: 2025.02.13 17:07 / 수정: 2025.02.13 17:07
윤 "조태용 부재 중이라 홍장원에 격려 차원 전화"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 출장은 내일 간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조 원장이 부재 중인 줄 알고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게 격려차 전화를 했을 뿐 "싹 다 잡아들여라"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는 윤 대통령 주장과 어긋난다.

조 원장은 13일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 국무회의 전후 상황을 설명했다.

조 원장은 당일 오후 8시경 비화폰으로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국회 측은 조 원장이 경찰 조사에서 "오후 8시께 윤 대통령이 전화해 '어디세요'라고 묻자 '여기 있습니다'라고 했고, 윤 대통령이 다시 '미국 안 가셨어요'라고 묻자 증인이 '내일 떠납니다'라고 했다"고 한 진술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사실대로 진술했느냐"고 물었고 조 원장은 "기억나는 대로 했다"고 답했다.

국회 측이 '윤 대통령의 말과 다른데 누구 말이 맞느냐'고 묻자 조 원장은 "저는 여기 있으니 여기 있다고 한 건데 대통령은 미국으로 오해하실 수도 있겠다. 경황이 없으니 뒷부분 말(내일 떠납니다)은 못 들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조 원장은 김형두 헌법재판관의 확인 질문에도 같은 취지로 답변했다. 김 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미국에 안 가셨어요' 물으니, 증인은 '내일 떠난다. 방금 미국 대사와 송별 만찬을 했다'고 답했나"라고 묻자 조 원장은 "제 기억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조 원장이 미국 출장을 간 줄 알았다는 입장을 거듭했다.

윤 대통령은 조 원장 증인신문이 끝난 뒤 발언권을 얻어 "계엄 당일 오후 8시쯤 조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 거기시죠?'라고 물었더니 조 원장이 '저 아직 여기입니다'라고 대답했다"며 조 원장이 아직 미국 출장 중인 줄 알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통화 30분쯤 뒤 조 원장이 대통령실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조 원장이 부재중이니 홍 전 차장에게 "원장이 부재중이니(국정원을) 잘 챙겨라"라며 전화를 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변론에서 홍 전 차장에게 연락한 배경을 두고 "국정원장에 '아직도 거기시죠'라고 하니 국정원장이 '아직 여깁니다'라고 해서 해외인 줄 알았다"며 "그래서 홍 전 차장에게 처음으로 전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계암 당일 오후 8시22분쯤 "1~2시간 뒤 중요한 이야기를 할 테니 대기하라"는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으며 게엄 선포 후인 10시53분께 재통화에서 "이번 기회에 정리하라. 싹 다잡아들여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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