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비상계엄, 본능적 반대"…윤 측 중국 선거 개입설엔 '입꾹닫'
  • 송다영·선은양 기자
  • 입력: 2025.02.11 16:26 / 수정: 2025.02.11 16:26
삼청동 만찬서 윤 '비상한 조치'에 "좋은 해결법 아니다 말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11일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에게 무슨 비상계엄인가라며 계엄 선포를 반대했고, 자신 이외에 몇몇 참석자들도 같은 취지로 비상계엄 선포를 강하게 반대했다고 증언했다. /남윤호 기자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11일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에게 "무슨 비상계엄인가"라며 계엄 선포를 반대했고, 자신 이외에 몇몇 참석자들도 같은 취지로 비상계엄 선포를 강하게 반대했다고 증언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송다영·선은양 기자]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11일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에게 "무슨 비상계엄인가"라며 계엄 선포를 반대했고, 자신 이외에 몇몇 참석자들도 같은 취지로 비상계엄 선포를 강하게 반대했다고 증언했다.

신 실장은 이날 오후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기일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 측 대리인이 "당시 윤 대통령에게 '그건 절대 안 된다', '무슨 비상계엄이냐'라고 말했는가"라고 묻자 이같이 말했다.

신 실장은 비상계엄 선포를 반대한 이유에 대해 "그때는 논리를 생각할 때가 아니라 일단 계엄 선포가 적절한 선택이 아니라고 본능적으로 (말)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이 삼청동 모처 만찬 자리에서 '비상한 조치', '군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등을 언급했다는 이른바 '계엄 사전모의' 관련 질문에도 신 실장은 들은 바 있다고 답변했다.

신 실장은 지난해 3월 말~4월 초쯤 삼청동 안가에서 윤 대통령이 마련한 만찬에 자신을 포함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당시 경호처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신 실장은 만찬 당시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 나는데 (윤 대통령이)그런 취지로 말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군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나 발언은)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고 저를 보고 말을 해서 제가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

다만 신 실장은 만찬 당시 상황을 어떻게 이해했냐는 국회 측의 질문에 "(윤 대통령이 한)여러 말씀 중 지나가는 말로 해서 그냥 말한 취지로 받아들여서 추가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다"라며 "법적 문제를 떠나서 어떤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좋은 해결법은 아니라고 말한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만찬 후에는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여인형 전 사령관과 자신의 공관으로 가 차를 마시면서 김 당시 처장에게 "대통령이 아무리 술자리여도 그런 말씀은 다른 사람들에게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강력한 반대의사를 거듭 전달했다고 한다. 이후 8월 신 실장은 국방부 장관직에서 경질됐고 김용현 장관이 후임으로 취임했다.

신 실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당일까지도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자신은 계엄 당일 일상적 업무를 보고 오후 8시경 퇴근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계엄이면 국가안보실장도 알았을 텐데 국회의 폭주를 알리는 경고성·소규모·비무장 출동이어서 비상계엄을 선포 시점까지 몰랐던 것 아닌가"라고 묻자 신 실장은 "네 저는 몰랐다"고 답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 하고 있다. <2025.02.11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 하고 있다. <2025.02.11 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 측은 신 실장에게 민주당의 입법폭주, 부정선거 중국 개입 의혹 등을 물었지만 신 실장은 일부 답변을 거부했다.

윤 대통령 측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 중 중국 등 다른 나라가 선거에 개입하는 사례가 많이 보도된다"라며 "중국은 선거에 개입하는 정치공작, 가짜뉴스를 이용한 인지전, 여론전 등을 종합해 많이 사용하는 것을 아나"라고 묻자 신 실장은 "그런 보도를 본 적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 측이 "중국이라면 한국에도 얼마든지 선거개입 시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라고 물었으나 신 실장은 "그런 가정을 전제로는 외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또 윤 대통령 측이 "과거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중국몽을 함께 하겠다' 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중국 대사를 만나 '중국과 대만의 문제는 쉐쉐하면 된다' 이런 표현을 했다"라며 "이런 표현을 하는 정부·여당이나 국회 1당 대표가 친중적 발언을 공공연하게 하면 그럴 때 중국이 '하이브리드전'을 전개하기에 적절한 환경 아닌가"라고 묻자 신 실장은 "그것도 답변하지 않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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