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옥중 코드인사 논란에도 박현수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에 임명됐다. 정부가 지난 5일 박 국장을 치안정감으로 내정하는 인사를 낸 지 이틀 만이다.
경찰청은 7일 박 국장이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윤 대통령의 내란에 동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이 직무해제되면서 공석인 서울청장 자리에 앉게 됐다.
치안정감은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으로, 경찰청 차장과 국가수사본부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7개 자리가 있다.
대전 출신인 박 직무대리는 경찰대학 10기로 지난 1994년 경위로 입직했다. 지난 2021년 서울 광진경찰서장과 2023년 10월 경찰청 치안정보국장을 거쳐 지난해 6월부터 행안부 경찰국장을 지냈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초고속 승진했다. 박 직무대리는 지난 2023년 1월 경무관으로 승진한 후 국정상황실에 파견됐고, 9개월 만인 2023년 10월 치안감에 올랐다. 이후 경찰국장으로 임명된 지 8개월 만에 치안정감까지 올랐다.
박 직무대행은 12·3 비상계엄 당일 조지호 경찰청장을 비롯해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등과 여러 차례 통화해 국회에 출석한 바 있다.
이에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코드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경찰 고위직 승진 인사 4건을 승인했는데 노골적인 내란 수사 방해를 위한 인사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노골적인 충성파 챙기기이자 용산 코드·보은 인사"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도 성명을 통해 "박 국장은 윤석열의 경찰 장악 수단으로 신설된 행안부 경찰국장까지 오른 윤석열 경찰의 황태자"라고 주장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 국장의 업무능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이번 정부에서 승승장구한 것은 사실"이라며 "경찰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치안감 6명의 전보 인사도 났다. 국정상황실에 파견됐던 남제현 경무관은 치안감으로 승진하면서 박 직무대행이 있던 행안부 경찰국장으로 임명됐다. 조정래 경찰청 치안정보국 치안정보심의관은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 국무조정실로 파견됐던 박종섭 경무관은 서울경찰청 생활안전차장으로 각각 승진 임명됐다.
최현석 서울경찰청 생활안전차장은 중앙경찰학교장으로 이동했고, 김철문 경북경찰청장은 전북경찰청장으로, 오부명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은 경북경찰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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