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대통령,'의원 끌어내' 지시" 쐐기…윤 "그럼 불가능하다고 했어야"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5.02.06 17:30 / 수정: 2025.02.06 17:30
윤 대리인단, 곽종근 발언 가로막기도
"병력 철수도 대통령 지시 아냐" 반박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해 끌어내라고 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맞다고 재차 확인했다./배정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해 끌어내라고 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맞다고 재차 확인했다./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재확인했다.

곽 전 사령관은 6일 오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6차 탄핵심판 변론기일에서 윤 대통령이 데리고 나오라고 한 사람들이 국회의원들이 맞느냐는 질문에 "정확히 맞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그때 당시 707특수임무단 인원들이 국회 본관 정문 앞에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본관 안에 작전 요원들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곽 전 사령관의 조서를 언급하며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걸로 이해했다고 진술했는데, 그날 국회에 국회의원, 보좌관, 시민 다수가 들어가 있었는데 끌어내라는 사람이 꼭 국회의원이 아닐 수 있지 않냐"고 반박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를 부정하며 "(지휘통제실) 제 화면 왼쪽 TV에 국회의장과 의원들이 들어오는 상태였기 때문에 명확하게 국회의원이라고 알았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곽 전 사령관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윤 대통령 측은 곽 전 장관이 국회 국방위원회, 유튜브 '김병주 TV' 등에 나와 당시 윤 대통령과의 통화 횟수를 여러 번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방위 등 증언 내용과 검찰 진술 내용이 '끌어내라'와 '데리고 나와라'로 다르다며 진술이 바뀌었다고도 했다.

곽 전 사령관은 통화 횟수와 관련해 "2차 통화 내용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김병주 의원에게 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여야 의원이 모여있는 국방위에서 추가 설명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곽 전 사령관은 검찰에 제출한 자수서와 진술을 두고는 "군인으로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말씀을 차마 그렇게 쓸 수 없었다"라며 "'부수고'를 '열고', '끌어내라'를 '데리고 나와라'며 언어를 순화해서 썼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곽 전 사령관은 이 부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 측 변호인이 "예, 아니요로만 말하라"며 말을 가로막자 "발언 기회를 달라"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형식 헌법재판관은 윤 대통령과 곽 전 사령관의 두 번째 통화 내용을 거듭 확인했다. 정 재판관이 정확한 표현을 묻자 곽 전 사령관은 "아직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거 같다. 문을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인원들을 다 끄집어내라"가 기억에 따른 정확한 내용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5.02.04.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5.02.04. 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 측은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는데 곽 전 사령관이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에게 중지를 명령했다면 대통령의 지시를 묵살한 것 아니냐며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도 발언 기회를 얻어 "상급자가 어떤 지시를 했는데, 지시가 위법하고 부당한 면이 있다면 '현실적으로 여건이 이래서 하기 어렵다' 이야기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백번 양보해 제가 그런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면 사령관 입장에서 즉각 '현재 상황은 이렇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라고 이야기 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말을 한마디도 안 했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곽 전 사령관은 "(지시를) 묵살했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현장에 집중해 조치하기 바빴을 뿐"이라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병력 철수도 윤 대통령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가 아니라 자신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증언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즉시 병력 철수를 지시했다고 주장해왔다.

윤 대통령은 증인신문 중 대리인에게 귓속말을 하거나 펜으로 메모지에 글을 써 증인 신문 관련 지시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 출석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해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용현 전 장관이 지난달 23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사당 내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한 게 아니라 요원들을 빼라고 한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요원을 빼내라고 했던 그때 당시의 시점에서는 그 인원(요원)들이 본관에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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