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탄핵' 배지를 부착하고 근무하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 노동자들이 4일 온라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 대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악성 게시글을 올리거나 매장에 찾아와 협박한 이들이다.
마트노조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탄핵 배지를 달고 있는 조합원들에 대해 폭력적인 공격이 시작됐다"며 "불과 얼마 전 발생했던 법원 폭동 사태처럼 심각한 상황이 발생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대부분 여성들인 마트노조 조합원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마트노조는 지난해 12월13일부터 '윤석열 탄핵' 배지를 부착한 채 근무를 이어오고 있다.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탄핵 배지를 단 조합원들의 매장을 언급하며 '빨갱이 온상이다. 평생 가지말자', '박근혜 때도 탄핵 조끼를 입었다. 탄핵 상습법이다' 등 게시글이 올라왔다.
일부는 매장에 전화해 항의하거나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직접 매장에 찾아왔다. 탄핵 배지를 단 노동자들의 사진을 찍어 커뮤니티에 올린 이들도 있었다.
이에 마트노조는 이들에게 협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고발했다. 마트노조는 "특정 점포에 대해 좌표를 찍고 공격하자는 선동을 하고 매장의 고객센터로 전화해 협박했다"면서 "부정선거 망토를 걸치고 매장을 돌아다니며 탄핵 배지를 착용한 조합원을 찾는 행위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얼굴과 이름을 적시해 각종 SNS에 퍼나르고 노조 간부의 이름을 대며 찾는 등 협박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김선경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사무국장은 "표적이 된 여성 노동자는 물론 그 가족들까지 심각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매일 계산대에서 근무하면서 두리번거리면서 나를 찾는 사람이 있나 공포에 떨고 있을 여성 노동자들을 온 사회가 함께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마트노조는 앞으로 노동자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근무 중에는 탄핵 배치를 부착하지 않고 조합 활동 시에만 착용하기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