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지난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액이 2023년에 비해 62.2% 급증해 72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전화금융사기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화금융사기 피해액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7257억원으로 2023년 4472억원보다 2785억원(62.2%) 증가했다. 발생 건수는 1만8676건으로 2023년 1만8902건과 비슷하지만 피해액인 늘었다. 검찰청, 금융감독원 등 기관사칭형 전화금융사기 피해액이 4397억원으로 대출빙자형 2860억원보다 많았다.
성별 피해자는 남성이 1만788명으로 여성 7888명보다 2900명(36.7%) 많았다. 연령별로는 기관사칭형 피해자 8481명 중 20대 이하가 4314명(50.8%)으로 절반에 달했다. 이어 60대 1586명(18.7%), 50대 781명(9.2%), 30대 760명(8.9%), 40대 399명(4.7%) 등 순으로 나타났다. 70대 이상은 641명(7.5%)이다.
대출빙자형 피해자는 1만195명 중 50대가 3531명(34.6%)으로 가장 많았다. 40대 2499명(24.5%), 60대 2079명(20.4%), 30대 1182명(11.6%), 20대 이하 624명(6.1%), 70대 이상 280명(2.7%) 등이 뒤를 이었다.
전화금융사기는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피해자 호기심을 유발하는 카드 배송원 사칭 수법이 등장했다. 사칭범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직접 걸어 카드 배송기사라고 소개한 뒤 카드 신청 여부를 묻고, 피해자가 아니라고 하면 "요즘 명의도용 피해 보는 분들이 많다. 고객센터로 전화해 보라"며 번호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경찰청은 가족·친지 등 모임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설 명절 연휴에 카드 배송원 사칭과 금융서비스 앱 설치 유도 등 전화금융사기 범죄에 대한 예방 활동을 적극 전개할 방침이다. 또 구체적인 범행 수법을 담은 홍보영상을 각종 미디어를 통해 집중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본인이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발급됐다는 연락은 모두 가짜"라며 "신청하지 않은 카드에 대한 연락을 받으면 112로 신고하고, 공공기관·금융기관은 원격제어 앱 설치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모르는 사람에게 원격제어 앱 접속 코드를 알려줘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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