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정인지·이다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18일 서울서부지법 일대는 지지자들이 대거 집결하면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윤 대통령 지지자 18명은 법원에 침입해 경찰에 체포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곳곳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이날 오후 2시를 전후해 서울서부지법으로 몰려들었다. 시위대는 법원 주변을 둘러싸고 포위했다. 이들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사기 영장", "불법체포", "원천 무효", "위조 영장"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집회를 마친 후 합류하면서 인파는 급격히 늘었다. 오후 2시 기준 집회 참가자는 경찰 비공식 추산 6800명에서 오후 5시 기준 4만여명으로 증가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직후 경찰 바리케이드와 차벽 등을 밀면서 도로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위험하니 인도로 이동하라'고 반복 공지했으나 이들은 "열어. 열어"를 외치며 마포대로 10개 차로를 모두 점거했다.
교통 불편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4시8분부터 오후 4시17분까지 5호선 애오개역 상하선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경찰은 지하철 아현역부터 마포경찰서까지 20여대가 넘는 차벽을 세우고 교통을 통제했다.
경찰은 서울서부지법 주변에 기동대 4300여명을 투입했으나 집회 참가자 일부가 경찰 저지선을 뚫고 법원 진입을 시도했다. 일부는 법원 후문 철문을 흔들어 소란이 벌어졌다. 한 남성은 철문 펜스 위로 올라가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넘어오지 말라. 다친다"고 지속 경고했다.
결국 오후 5시25분께 검은색 패딩을 입은 남성 1명이 법원 후문 쪽 담벼락을 넘어 침입했다. 경찰은 건조물 침입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이 남성은 "빨갱이들이 결탁해 대통령을 구속했다. 나라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20~30대로 추정되는 남성 14명과 여성 3명 등 총 17명이 한꺼번에 담벼락을 넘어 건조물 침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전날 오후 5시40분께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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