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과천=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윤석열 대통령이 헌정사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후 첫 조사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윤 대통령은 15일 오전 10시53분 경기 과천청사 공수처에 도착한 뒤 11시 청사 3층 영상녹화조사실에서 피의자 조사에 돌입했다. 통상 진행되는 수사기관 고위간부와 '티타임'도 생략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 10시40분께 조사를 마치고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구금됐다.

양 측은 이날 10시간 40분 동안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8시간20분가량이다.

윤 대통령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영상녹화도 거절했다.

공수처는 이재승 차장검사를 시작으로 이대환 부장검사, 차정원 부장검사가 준비한 200여쪽의 질문지를 놓고 번갈아 조사에 나섰지만 윤 대통령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아예 "진술을 하지 않겠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조사 종료 후 직접 조서 열람과 도장 찍기도 거부했다.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공수처 진술조서에 증거 능력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 측은 이후 조사에서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변호인 의견서로 대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마친 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하고 있다. /의왕=장윤석 기자(현장풀)

윤 대통령 측은 전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도 청구했다. 서부지법에서 발부된 체포영장은 무효라는 기존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받겠다는 뜻이다. 체포된 피의자가 발부한 법원과 다른 법원에 적부심을 청구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예상 밖의 체포적부심 청구는 공수처의 조사 계획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 측은 애초 체포적부심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법원은 체포적부심이 청구되면 48시간 내에 피의자를 심문하고 결정해야 한다.

공수처도 17일 오전 10시33분까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론내야 한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계속 진술을 거부할 경우 영장 청구 기한인 48시간을 채우지 않고 빠른 시간 내에 영장을 청구할 계획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16일 오전 윤 대통령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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