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본, 15일 오전 10시33분께 체포영장 집행
국민의힘·변호인단 저지에 5시간30분만 신병 확보
내란 우두머리(수괴)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체포됐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43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 체포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체포에 앞서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
[더팩트ㅣ김영봉·이윤경·이다빈·조성은 기자] 내란 우두머리(수괴)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체포됐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43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 체포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비상계엄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이날 오전 10시33분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지난 3일 1차 영장 집행에 실패했던 공조본은 이날 오전 5시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2차 영장 집행을 시도한 지 5시간30여분 만에 윤 대통령 신병을 확보했다.
앞서 공조본은 계엄 사태 이후 지난해 12월30일 내란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및 대통령 관저 수색영장을 청구했다. 이순형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다음 날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을 발부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 및 발부 역시 헌정사상 최초였다.
공조본은 12월18일과 25일, 29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윤 대통령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윤 대통령이 출석요구에 모두 불응하자, 공조본은 결국 지난 3일 1차 영장 집행에 나섰다. 하지만 경호처의 물리적 저지에 막혀 5시간30여분 만에 집행을 중단했다. 공조본은 체포영장 집행 기한 만료를 앞두고 영장을 재청구했고, 법원은 영장을 다시 발부했다.
이후 공수처와 경찰은 2차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이날 오전 4시28분께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했다. 공수처와 경찰은 오전 5시께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과 관저 수색영장을 제시했으나 이를 막는 경호처와 대치했다. 관저 정문 앞에는 김기현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30여명과 윤갑근·김홍일 변호사 등 윤 대통령 변호인단, 일부 지지자들이 운집해 영장 집행은 불법이라며 반발했다.
공수처와 경찰은 오전 5시45분께 관저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 등은 윤 대통령 체포를 저지하기 위해 서로 팔짱을 끼고 인간띠를 둘렀다. "불법 영장", "철수하라", "여기가 공산주의냐", "합법 영장 받아와라", "함부로 못 들어온다" 등도 외쳤다.
'내란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15일 오전 서울 한남동 관저를 출발해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동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경찰은 "법원에 의해 발부된 적법한 영장 집행 중이다. 즉시 영장 집행 방해 행위 중단하고 옆으로 이동해달라.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적법한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간주해 공무집행방해죄로 현행범 체포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여러 차례 공지했다.
오전 7시께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며 "영장 집행을 위해 출입문을 개방하고 이동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은 지난 13일, 이 본부장에 대한 체포영장은 전날 밤 발부됐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체포영장이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정당한 공무집행이 아니다"라며 "(영장에) 형사소송법 110조·111조 예외 조항이 없다. 모든 행위는 불법이고 내란에 해당한다"고 했다.
대치 상황이 길어지면서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몸으로 막고 경찰 진입을 저지했다. 한 여성은 호송차량 앞을 가로막고 고성을 질렀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여성이 쓰러져 소방당국도 출동했다. 이 여성은 이송을 거부해 병원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경찰은 관저 정문 앞 바리케이드를 뜯어내고 호송차량을 동원해 진입을 시도했다. 관저와 연결되는 매봉산 등산로 등 우회로를 통해서도 진입을 시도했다. 윤 대통령 측에 가로막혀 2시간 넘게 대치를 이어가던 경찰은 오전 7시23분께 사다리를 이용해 경호처가 설치한 차벽을 넘어 관저에 진입했다. 오전 7시49분께는 관저 내 2차 저지선도 통과했다.
공수처와 경찰은 오전 8시께 정진석 비서실장, 윤갑근 변호사와 함께 대통령 관저 내 3차 저지선을 넘어 관저 건물로 들어갔다. 이후 경호처, 윤 대통령 측과 영장 집행 관련 협의를 진행했고, 오전 10시33분께 윤 대통령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날 영장 집행에 서울·인천·경기남부·경기북부 등 수도권 4개 시·도경찰청 광역수사단 인력 1200여명을 투입했다. 체포조·수색조·호송조·장애물제거조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경찰은 관저 인근에도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대 54개 중대, 3200여명을 배치해 시위대와 충돌 등에 대비했다.
kyb@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