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각오로 막자" vs "구속돼야"…윤석열 체포에 관저 앞 시위대 격앙
입력: 2025.01.15 11:45 / 수정: 2025.01.15 11:45

일부 윤석열 지지자는 도로 눕고 경찰에 욕설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은 대규모 집회 참가자들이 모였다. 경찰과 공수처가 이날 오전 8시께 3차 저지선을 넘어 관저 건물로 진입해 윤 대통령 측과 협의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위대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조성은 기자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은 대규모 집회 참가자들이 모였다. 경찰과 공수처가 이날 오전 8시께 3차 저지선을 넘어 관저 건물로 진입해 윤 대통령 측과 협의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위대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조성은 기자

[더팩트ㅣ김영봉·이윤경·이다빈·조성은 기자]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은 대규모 찬반 집회가 열렸다. 경찰과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집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열하고 욕설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반면,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들은 환호하며 "오늘 안에 체포하고 구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과 공수처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이날 오전 5시45분께 대통령 관저 진입을 시도, 2시간15분만인 오전 8시께 3차 저지선을 넘어 관저 건물로 들어갔다. 이후 오전 10시33분께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오전 8시부터 윤 대통령 체포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지지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40대 남성은 "다 죽을 각오로 막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집회 참가자 50여명이 관저 앞 경찰 차벽을 밀기 시작하며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들은 오전 8시36분께 관저 정문에서 버스 한 대가 나오자 통제하고 있는 바리게이트와 경찰을 밀고 소리쳤다. 일부는 한남초등학교 앞 도로에 누웠고 욕설도 난무했다. 한 지지자는 "경찰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어, XX들아"라고 외쳤다.

윤석열 대통령의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된 15일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관계자들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된 15일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관계자들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관저 앞 바리케이드를 밀다가 부상당한 이들도 있었다. 한 70대 여성은 바리케이드를 밀다가 허리가 다쳤다며 주저앉았다. 이 여성은 앉은 자리에서 통곡하며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말했다.

경찰과 윤 대통령 지지자 간 몸싸움도 벌어졌다. 한 50대 남성은 "이렇게 쉽게 문을 열어주는 게 말이 되냐"며 경찰에게 "이 XX들이 눈 하나 깜짝 안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윤 대통령 체포·탄핵 찬반 집회 측은 전날 밤부터 밤샘 시위를 벌였다. 신남성연대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전날부터 국제루터교회와 한남초등학교 앞에 모여 "탄핵 무효", "공수처 해산"을 연호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8700여명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운집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인근 볼보빌딩과 일신홀 앞에는 촛불행동과 한국노총 주최로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경찰 비공식 추산 250여명이 운집해 '반란수괴 윤석열 체포', '특급 범죄자 김건희 체포' 등이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과 공수처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이날 오전 4시28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했다. 사진은 15일 오전 5시4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모습. /이윤경 기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과 공수처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이날 오전 4시28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했다. 사진은 15일 오전 5시4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모습. /이윤경 기자

집회에 참석한 일부 시민들은 관저 진입을 시도하는 경찰을 향해 "빨리 들어가자" 외쳤다. 텐트를 설치하고 밤샘 시위를 벌인 시민들은 "오늘 끝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40대 남성은 "오전 4시30분 도착했다"며 "부동산을 운영 중인데 요즘 사업을 할 수가 없다. 매일 눈뜨면 체포 소식부터 확인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찬성하는 오지윤(44) 씨는 "영장 집행한다는 소식에 잠이 오지 않아 휴가를 내고 새벽 1시30분께 여기 왔다"며 "윤 대통령이 오늘 체포될 수 있다는데 설레기도 하고 이제야 체포된다는 게 슬프기도 하다. (체포된 후) 나중에 사면도 해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오전 10시 일신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영구히 사회에서 격리할 수 있도록 구속시켜야 한다"며 "헌법재판소는 신속하게 윤 대통령을 파면하고, 내란수괴에 대한 응당한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관저 인근 차량 통행도 통제됐다. 경찰은 서울 용산구 한남로 한남대교북단에서 남산 1호터널 진입구간 초입을 경찰버스로 완전히 가로막고 교통을 통제했다. 한남대교로 가는 방면은 전 차선이 통제됐다. 이 때문에 이날 오전 4시50분께 시내버스도 버스 정류장으로 가지 못하며 한남초 앞 도로 중간에서 승객들을 하차시키는 등 출근길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이날 대통령 관저 앞에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대 54개 부대, 3200여명을 배치하고 버스 160대를 투입했다. 이들은 집회 참가자 등 인파가 몰린 관저 인근 안전관리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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