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준 전 경호처장, 경찰 조사 13시간 만에 귀가…"소상히 설명"
입력: 2025.01.11 00:07 / 수정: 2025.01.11 00:07

"조사에 최대한 성실히 임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후 11시10분께 경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이날 오전 10시5분께 경찰에 출석한 지 약 13시간 만으로 경찰의 긴급체포는 피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박 전 처장이 10일 오전 10시5분께 경찰에 출석해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발언한 모습. /김영봉 기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후 11시10분께 경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이날 오전 10시5분께 경찰에 출석한 지 약 13시간 만으로 경찰의 긴급체포는 피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박 전 처장이 10일 오전 10시5분께 경찰에 출석해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발언한 모습. /김영봉 기자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후 11시10분께 경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이날 오전 10시5분께 경찰에 출석한 지 약 13시간 만으로 긴급체포는 피했다.

박 전 처장은 "조사에 최대한 성실히 임하려고 노력했고 소상하게 설명했다"고 짧은 입장을 밝혔다. ‘사의 표명 이유’와 ‘유혈사태가 일어나면 안 된다’고 언급한 이유를 질문 등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 전 처장은 이날 경찰 출석 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최 권한대행은 사직서를 수리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경호처에 내린 구체적 지시가 무엇인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박 전 처장을 긴급체포할지 고심했지만 당장 신병확보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처장은 이날 오전 특수단에 출석해 "현재와 같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식의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격에 맞게 적정한 수사 절차가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며,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어 "정부기관 간 충돌하고 대치하는 상황에 국민 걱정이 클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물리적 충돌이나 유혈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최 권한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기관 간의 중재를 건의드렸고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요청했지만 맞는 답을 얻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체포영장이 적법하게 발부됐는데 왜 막느냐’는 질문에는 "법리적 이론이 있다. 수사 과정에서 말하겠다"면서 "수사 과정에서 서로 법리적 논쟁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처장은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특수단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공조본은 당시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및 대통령 관저 수색영장을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했으나, 박 전 처장은 "대통령경호법상 경호구역을 이유로 수색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조본은 경호처 직원과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55경비단 소속 군인 200여명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쳤고, 결국 5시간30분 만에 영장 집행을 중지했다.

이후 특수단은 박 전 처장과 김성훈 경호처 차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세 차례 출석을 요구했다. 박 전 처장에게는 내란 혐의도 적용됐다. 이광우 경호처 경호본부장과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박 전 처장이 전격 물러나면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둔 경찰의 시선이 김 차장에게 쏠린다. 11일 오전 10시 김 차장의 경찰 출석 여부가 2차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차장은 경찰의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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