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 '강경파' 강화에 尹 체포 작전 수정…차장 경찰 출석 여부 '관건'
입력: 2025.01.11 00:00 / 수정: 2025.01.11 00:00

경찰, 김성훈 차장에 11일 오전 10시 출석 통보
출석 불응 시 체포영장 유력…경호처, 강경 저항 우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에게 11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사진은 김 차장이 지난해 11월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출석해 질의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남윤호 기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에게 11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사진은 김 차장이 지난해 11월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출석해 질의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전격 물러나면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둔 경찰의 시선이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게 쏠린다. 11일 김 차장의 경찰 출석 여부가 2차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김 차장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김 차장은 박 전 처장과 함께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특수단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특수단은 김 차장이 두 차례에 걸친 출석요구에 불응하자 3차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김 차장과 함께 두 차례 출석요구에 불응했던 박 전 처장은 전날 특수단에 출석했다. 박 전 처장은 출석하기 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최 권한대행은 곧바로 사직서를 수리했다.

박 전 처장 사직으로 경호처는 김 차장 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이에 특수단의 2차 윤 대통령 체포 작전에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수단은 당초 박 전 처장이 3차 출석요구도 불응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했다. 박 전 처장 신병 확보로 경호처를 무력화한 뒤 2차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서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박 전 처장이 물러나면서 수사의 칼끝은 김 차장에게로 향하게 됐다. 김 차장이 이날 3차 출석요구에 불응할 경우 특수단의 선택지는 김 차장 체포영장 신청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경찰은 피의자가 통상 3차 출석요구에 불응하면 체포영장 신청을 통해 신병 확보에 나선다.

이 경우 2차 윤 대통령 체포 작전 시점은 김 차장 신병 확보 이후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이르면 12일 오전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경호처 수장들을 체포한 이후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게 최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10시5분께 경찰에 출석해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봉 기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10시5분께 경찰에 출석해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봉 기자

문제는 김 차장 체제 경호처가 박 전 처장 체제에서보다 특수단에 강경하게 맞설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김 차장은 경찰 출신인 박 전 처장과 달리 경호처 출신으로 내부에서 실세이자, 윤 대통령 절대 충성파로 분류된다. 특수단이 윤 대통령 체포를 위해 경호처에 진입할 경우 강력한 저항이 예상되는 이유다.

김 차장과 함께 특수단에 입건된 이광우 경호본부장과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역시 강경파로 평가된다. 특수단은 이진하 본부장도 이날 오후 2시까지 출석하라는 2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두 차례 출석요구에 불응한 이광우 본부장에게도 1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는 3차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경호처는 이미 대통령 관저 입구와 외벽, 주변 산길 등에 철조망을 설치했다. 영장 집행 때 가장 먼저 지나야 하는 공관촌 정문 앞에 버스 1대와 담장 뒤에 버스 3대 등 차벽을 추가 배치하는 등 철통방어로 관저를 요새화했다.

특수단은 2차 윤 대통령 체포 작전 시점과 규모 등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수단은 전날 서울·경기남부·경기북부·인천 등 수도권 4개 시도경찰청 소속 광역수사단 지휘부를 소집했다. 2차 체포영장 집행 관련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집 대상엔 형사기동대장과 마약범죄수사대장 등 체포 작전에 특화된 이들이 포함됐다. 수도권 4개 시도경찰청 소속 광역수사단 인력은 1000여명에 달한다. 지난 3일 1차 영장 집행 당시 동원했던 120여명의 8배 이상 규모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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