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햄버거집서 '노태악 내가 처리'"…계엄 전 김용현 나흘 연속 방문
입력: 2025.01.10 16:21 / 수정: 2025.01.10 16:21

검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구속기소
정보사 대령에게 제2수사단 구성 지시


비상계엄을 사전 논의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이새롬 기자
비상계엄을 사전 논의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비상계엄을 사전 논의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노 전 사령관은 12월3일 계엄 당일까지 나흘 연속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관을 방문하고 이른바 '햄버거집 회동'에서는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직접 처리하겠다고 발언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10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노 전 사령관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당시 정보사령관을 지냈던 노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12.3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후 선관위 부정선거 관여 의혹 수사를 위한 제2수사단을 설치하려고 한 혐의가 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지난해 10월14일 문상호 정보사령관에게 '노상원이 하는 일을 잘 도와주라'고 지시하고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2024년 11월30일부터 비상계엄 선포 당일까지 노 전 사령관이 매일 김 전 장관의 공관에 방문한 걸로 파악했다. 문 사령관과 정보사 김봉규 대령, 정성욱 대령에게 지시해 제2수사단에 편성할 정보사령부 소속 요원 40명을 선발하기도 했다.

또 안산 주거지 인근 햄버거 가게에서 김 대령, 정 대령과 만나 계엄이 선포되면 선관위 청사를 신속히 점거하고 부정선거 관련자들을 체포해 수도방위사령부로 호송할 것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내가 처리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 전 사령관은 문 사령관에게 지시해 정보사 계획처장 고모 대령 등 인원 10명이 비상계엄 선포 전 중앙선관위 과천청사 내부로 진입해 서버실을 장악하고 외부 연락과 출입을 통제하라고 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선관위와 방첩사령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선관위 직원을 체포하려고 한 혐의도 적용됐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관위 직원 30명에 대한 체포·수사에 이용하고자 문 사령관과 김 대령, 정 대령에게 지시해 비상계엄 선포 전 알루미늄 야구방망이 3개, 케이블타이, 안대, 복면, 밧줄을 준비하게 했다.

지난달 15일 경찰에 체포된 노 전 사령관은 24일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은 "노 전 사령관은 구속된 이후 일체의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며 "제기되고 있는 의혹 전반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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