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정명석(통칭 JMS) 대법원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 피해자 메이플 씨가 질의 답변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이 9일 징역 17년을 확정받았다. 3년 전 정 씨의 사건을 공론화한 피해자 메이플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긴 싸움 끝에 드디어 답이 나왔다. 정의가 진짜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메이플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는 진짜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니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홍콩에서 이것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힘들었고, 뉴스가 퍼지면서 직장을 못 찾아 진로 때문에 앞날도 막막했다"라며 "그런데 모든 게 끝났으니 이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이플은 다른 피해자들을 향해 "'저도 끝냈으니까 끝낼 수 있다,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제 사건은 끝났지만 계속 함께 할 거다. '끝까지 이길 거예요'라고 말하고 싶다"며 격려와 위로를 건넸다.

이날 메이플은 3년 전 사건을 공론화했던 기자회견에서 입었던 것과 같은 검은색 옷을 입었다. 같은 옷을 입은 이유에 대해서는 "JMS에서는 검은색이 '사탄의 색'이라고 해서 못 입게 했다. 그래서 2022년 한국에 올 때 특별히 검은색 옷을 입고 회견했고 오늘은 끝나는 날이라 같은 옷을 입었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JMS 피해자를 지원해 온 김도형 단국대 교수와 JMS를 포함해 4개 종교단체의 교주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조성현 PD도 함께했다.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정명석(통칭 JMS) 대법원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 피해자 메이플 씨가 미소지으며 질의 답변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김 교수는 정명석이 1심에서 징역 23년을 받았다가 2심에서는 17년으로 감형된 것을 지적했다. 그는 "성폭행범이 성폭행을 했는데, 증거가 30개에서 29개로 줄었다고 형량을 줄이는 게 말이 되느냐"며 "범죄 행위로 판결해야지 증거 개수로 형량이 달라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JMS 성폭행 사건과 관련 다른 피해자들의 수사와 재판은 현재진행형이다. 김 교수는 JMS 사건과 관련해 신속한 수사와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교수는 "현재 대전지법에서 10명 피해자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아직 피해자 9명이 남았는데, 이 중에서 7~8명 정도가 (그 사건이) 충남경찰서에서 기소 의견으로 조만간 송치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유사한 범죄를 종식하기 위해 "종교를 이용한 범죄는 가중해 처벌하는 입법적 보완이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JMS 관계자 중 향후 처벌받아야 할 인물로 "정명석의 동생인 정범석도 JMS에서 목사로 활동한다"라며 "최근 들은 바로는 정범석도 피해자가 고소하려고 고민 중이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전했다.

조 PD는 "'왜 외국인 여성이 이 일을 맡아 싸워야만 했을까'라는 질문도 해보고 싶다"며 "우리 사회가 성적으로 피해당한 여성을 얼마나 낙인찍었으면 그랬을까 싶다. 모두 얼마나 힘들게 싸워왔는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명석은 신도를 성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로 이날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피해자 중 한 명인 메이플 씨는 '나는 신이다'에 직접 출연해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당시 메이플이 공개한 녹취록은 정명석의 재판에서 핵심 증거로 쓰였다.

manyzero@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