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김택우 체제에 전공의·의대생 '결집'…의정 대화는 '글쎄'
입력: 2025.01.09 15:21 / 수정: 2025.01.09 15:21

취임 일성으로 "의학교육 계획 내놔야 2026년도 정원 논의"
전공의·의대생 지지로 강경 입장 고수할 듯…갈등 해소 '요원'


지난 8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으로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이 최종 당선됐다. /장윤석 기자
지난 8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으로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이 최종 당선됐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 선출에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지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김 회장은 취임 첫 일성부터 사실상 2026년도 증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경파 회장에 전공의와 의대생까지 결집하면서 향후 의정 갈등이 더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정 갈등 초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강경 투쟁을 이끌었던 김 회장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 등 사직 전공의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직 전공의 A 씨는 "김 회장은 대다수 전공의 지지를 얻고 있다"며 "김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 지지를 얻고 당선된 만큼 앞으로도 대전협 요구에 기반한 대정부 투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생 등도 김 회장 투쟁 방향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본과 1학년 휴학 중인 B 씨는 "기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서 발표했던 25학번이나 26학번 중 하나는 모집 정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잘 반영된 것 같아 환영한다"며 "7500명을 함께 교육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국의대생학부모연합(전의학연) 측도 "학생, 학부모들이 아무래도 제일 우려하는 건 의대교육 여건"이라며 "정부의 의대교육 개선 계획을 보면 미흡하기 때문에 김 회장 의견을 지지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김 회장은 당선 직후 "앞으로도 전공의·의대생들의 뜻이 존중되고 반영될 수 있도록 회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협과 의대협이 향후 선배 의사들과 한목소리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강력한 대정부 투쟁이 예상되면서 의정 갈등 양상이 쉽사리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의사들은 2025년도 1500명 증원이 기정사실화되면서 2026년도 증원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포함 정부가 내놓은 의료정책 원점 재검토를, 의대협은 2026년 신입생 모집 중단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고수한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14일 SNS에 "교육부는 내년도 의학교육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추진한 의료정책은 모두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대협도 지난달 9일 "증원분에 대한 원점 회귀로도 의학교육 현장은 2024년 2월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며 정상 교육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회장은 지난 8일 당선 직후 "2025년도 의학교육 문제를 정부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명확한 플랜이 없는 상태에선 2026년도 (의대 정원) 논의도 시작할 수 없다"며 "정부는 입장을 밝혀 달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진 협의체에 대통령이 부재한 상태이니 의개특위는 없어져야 하는 것이 맞다"며 "특위에서 논의됐던 내용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의료계가 참여할 경우 2026년도 의대 정원을 열어놓고 논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신입생을 아예 뽑지 말자'는 의사들 요구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2025년도 의대 증원처럼 의사 단체들과 정부 사이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의정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박은철 연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국면에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은 '2000명 증원' 방침을 포기하고 내년부터 감원을 논의하자는 것 정도일텐데 의사단체 등이 이것으로 만족할 지 의문"이라며 "혹은 의사단체들이 먼저 정부에 의학교육 파행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감원안을 제시하던지 해야 갈등 해결 실마리가 보일 텐데, 지금으로선 (의협이)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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