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8일 1심 선고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송 대표는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고,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한 불법 후원금 모금 의혹에 대해서는 유죄가 선고됐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은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의혹의 출발점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송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송 대표가 사단법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후원금 형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는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당시 금품 수수·제공 혐의는 모두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먹사연을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판단할 증거는 차고 넘친다"라며 "피고인은 먹사연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고, 먹사연의 활동들은 1차적으로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피고인을 지원해 궁극적으로는 피고인의 정치인으로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후원자들이 먹사연에 후원한 돈은 피고인의 정치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양측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총장이 검찰에 임의 제출한 휴대전화 3대에 남겨진 통화 녹취파일들이 위법수집증거인지를 두고 다퉜다.

이날 재판부는 위법수집증거라고 봤다. 또 녹취록 외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송 대표가 돈봉투 살포에 관여했다고 볼 수 있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먹사연 후원의 경우 녹취록을 제외한 증거들로도 송 대표의 유죄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정치자금과 부정을 방지해 민주주의에 기여하려는 정치자금법 입법 취지가 크게 훼손됐다"며 "피고인은 후원금에 대해 모른다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반성도 안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선고 이후 송 대표를 법정구속했다. 송 대표는 지난해 1월 4일 구속기소 됐다가 5월 30일 보석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송 대표에게 뇌물 혐의 징역 6년, 정당법 위반 혐의 징역 3년과 벌금 1억 원을 구형했다.

송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되기 위해 2021년 3∼4월 총 6000여만 원이 든 돈봉투를 당 국회의원과 지역본부장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0년 1월∼2021년 12월 정치활동을 지원·보좌하는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에게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 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송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금품이 제공됐다는 사실과 먹사연의 회계 상황에 대해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연루돼 지금까지 기소된 민주당 전·현직 의원은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윤관석 전 의원은 송 대표 당선을 위해 경선캠프 관계자들로부터 당내 현역 의원들 살포용 돈봉투 6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윤 전 의원에게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 민주당 허종식 의원, 이성만·임종성 전 의원도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돼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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