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피해자들 극심한 정신적 고통 호소"
"사회적 해악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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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명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에게 마약을 처방해 준 의사가 수면 마취 상태의 여성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송다영·선은양 기자] 일명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에게 마약을 처방해 준 의사가 수면 마취 상태의 여성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3부(황진구 지영난 권혁중 부장판사)는 8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의사 염 모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1년의 형을 감형한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향정신성의약품 투약 목적으로 내원하는 사람들에게 의료행위를 빙자해 프로포폴 등을 투약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올렸다"며 "그 과정에서 마약류 취급에 관한 내용을 허위로 보고해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염 씨가 마취 상태의 여성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놓고는 "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식하거나 기억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장기간 범죄 저질러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피해자들 중 상당수가 이 사건 범행으로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다수 피해자가 자해를 시도하고 자살충동을 경험했으며 준강제추행 피해자 중 한 명은 목숨을 끊어 사망했다"며 "상당수가 여전히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원심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사회적 해악이 심각해 상응하는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벌금형 초과 전과가 없으며 피해자들을 위해 상당액 공탁하기도 했다"며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염 씨는 2023년 8월 이른바 '롤스로이스 사건'의 운전자 신 모 씨에게 치료 목적 외 프로포폴, 미다졸람, 케타민 등 각종 마약류를 처방하거나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염 씨는 2022년 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수면 마취 상태의 여성 환자 10여 명을 성폭행하고 수백 차례에 걸쳐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도 있다.
1심은 지난해 6월 염씨에게 징역 17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5년간의 보호관찰,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5년간 취업 제한, 추징금 792만원 등을 명령했다.
롤스로이스 운전자 신 씨는 2023년 8월 약물에 취해 차를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는 징역 10년으로 형이 절반으로 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