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신호 5분 뒤 담벼락 충돌…'조류충돌' 유력하지만 랜딩기어 의문
입력: 2024.12.29 18:16 / 수정: 2024.12.29 18:41

생존 승무원 "조류충돌로 엔진서 연기"
SNS 주장 등은 사고원인 단정 어려워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과 충돌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공항 인근에 여객기의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무안=박헌우 기자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과 충돌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공항 인근에 여객기의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무안=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은 일단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로 추정되지만 진상은 합동조사 결과가 나와야 밝혀질 전망이다.

이정현 무안소방서장은 이날 무안공항 현장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은 버드 스트라이크에 따른 기상악화로 추정되나 정확한 원인은 추후 관계기관 합동조사 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여객기에서 생존한 승무원 중 1명도 구조 당시 "조류 충돌로 추정된다.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후 폭발했다"고 증언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한국공항공사가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올해 8월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조류 충돌 건수는 10건으로 발생률 0.09%를 기록했다. 이는 김포(0.018%), 제주(0.013%) 등 다른 공항보다 높은 편이지만 극히 드문 사건이라 수치상 큰 의미는 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무안공항 측은 착륙 직전 조류 충돌 주의를 줬고 여객기는 1분 뒤 조난신호(메이데이)를 보냈다. 이후 5분 만에 여객기는 랜딩 기어 없이 동체 착륙해 활주로를 지나 공항 담벼락과 충돌했다.

사고원인 규명의 열쇠가 될 블랙박스는 비행기록장치와 음성기록장치로 나뉘는데 비행기록장치는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가 수거했고 음성기록장치는 현장에서 확보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에서 조류 충돌과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랜딩기어 불능은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조류 충돌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왼쪽 엔진 외에 오른쪽 엔진 쪽의 랜딩기어도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기체결함이나 정비불량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고 여객기 탑승 경험자들이 SNS 등에서 시동이 꺼지는 현상을 경험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는 이같은 형태의 엔진 결함과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아직 성급하다는 평가다.

짧은 활주로가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지만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는 2800m로 국제공항 기준을 충족하며 2700m대인 청주, 대구공항보다 길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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