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선 후보자 "재판관 9인 체제 신속히 필요"
입력: 2024.12.23 18:20 / 수정: 2024.12.23 18:20

"한덕수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해야"

정계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정계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정계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3일 남은 3명의 헌법재판관 자리를 임명해 '9인 완전체 체제'가 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뿐 아니라 정상적인 헌법 재판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헌법에 보면 위헌결정, 탄핵결정의 정족수는 찬성 6인으로 정상적인 헌법재판관이 9인이기 때문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인용한다는 취지다. 3인이 신속하게 필요한 이유는 정상적인 헌법재판을 위한 것 아닌가"라고 묻자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한규 의원이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뿐 아니라 모든 위헌결정, 탄핵결정에 해당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맞다"고 답변했다.

이어 정 후보자는 자신이 편향적인 인사라고 주장하는 여당의 의견에 대해서도 오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자는 '국회가 추천하는 헌법재판관이 편향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 추천됐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국회가 추천했다고 정당의 뜻에 따라 판단하는 일은 우리 헌정사에서 일어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또 정 후보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이 맞다고도 했다.

정 후보자는 김종민 무소속 의원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는지 묻자 "국회에서 선출된 헌법재판관은 대통령이 거부권이나 이런 것을 행사하지 않고 그대로 임명하도록 규정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정 후보자는 "만약 임명하지 않는다면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다만) 탄핵 사유는 '중대한 위반'이라는 요건이 있어야 하므로, 그 부분에 대해 검토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도 답변했다.

정 후보자는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집에서 TV로 비상계엄 선포를 확인했다고 했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이 "비상계엄 선포 때 집에서 무슨 생각이 들었나"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처음엔 딥페이크인가 생각했다. 계엄을 선포할 만한 조짐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라며 "계엄이 선포되면 법원에 대한 조치도 있기 때문에 저도 법원으로 가야 하나 싶기도 했고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해야 하나 등(을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했다"라고 답변했다.

정계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정계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정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다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1987년 주변의 권유로 의대에 입학했으나 방황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영화 상영관에서 보냈다. 그러다 알파치노 주연의 '모두에게 정의를'이란 영화를 보게 됐다"며 "최종변론에서 'What is justice'라고 외치는 알파치노를 본 순간 정의란 무엇인가 되뇌게 됐고 법을 공부하면 정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법대 진학을 꿈꾸게 됐다"고 밝혔다.

이듬해 정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1988년 법대에 들어갔고, 조영래 변호사가 쓴 '전태일 평전'은 제가 사법시험을 준비할 힘을 줬다"며 "법을 '사람을 위한 따뜻한 것', '실제로 작동해 정의를 실현하는 것'으로 만드는 법조인이 되고자 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자신이 여성 법관으로서 겪었던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혼인·출산·육아와 거의 동시에 시작한 일에 대한 사명감이 조금씩 시들해졌다"라며 "박완서 선생의 말처럼 여러 다른 여성의 희생하에 고군분투했지만, 숙고할 시간은 부족했고 정보는 얻기에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의 업무량은 배우자의 헌신적인 내조를 받는 남성 법관을 위주로 설정돼 있어서 이를 감당하기 벅차하는 여성 법관을 모자란 사람처럼 바라보며 업무에서 배제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젠더법연구회' 활동을 언급하며 "사법부로서는 여성 법관이 존재함으로 인해 사회적 현상을 보다 다각도에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눈을 갖게 됐다는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는 방향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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