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주는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1년 만의 판례 변경이다. /뉴시스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주는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1년 만의 판례 변경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9일 현대자동차와 한화생명보험 전·현직 직원이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조건부로 지급되는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기존 통상임금의 기준은 2013년 갑을오토텍 사건에서 확립된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이었으나 고정성 개념을 폐기했다.

전합은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조건이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새로운 법리를 선언했다. 다만 근무실적에 따른 성과급은 일반적으로 소정근로 대가성이 없어 여전히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단서를 붙였다.

한화생명보험의 경우 지급일 기준으로 재직해야 상여금을 지급해왔다. 현대자동차는 기준기간 내 15일 미만 근무한 경우 상여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2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한화생명보험 전현직 직원 사건은 상고 기각으로 판결이 확정됐다. 원심에서 패소했던 현대자동차 전·현직 직원 사건은 원고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이번 판결은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 대법원 관계자는 "새로운 법리는 이 판결 선고 이후의 통상임금 산정에 한해 적용된다"며 "판례변경이 갖는 막대한 파급효와 종전 판례 법리에 대한 신뢰보호를 고려해 판례변경의 취지를 미래지향적으로 살리면서도 당사자의 권리구제도 배려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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