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문화재 훼손 범죄 반복되면 안 돼"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로 훼손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서예원 기자 |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검찰이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2일 서울고법 형사2부(설범식 이상주 이원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설 모 씨의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1심 구형과 같다.
검찰은 "설 씨는 고향 집에서부터 스프레이를 미리 구매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범행 계획을 사전에 공지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설 씨의 범행으로 국가 문화재가 크게 손실됐다"라며 "설 씨가 모방범이기는 하나 국가 중요 문화재 훼손이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된다는 점에서 엄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설 씨 측 변호인은 "설 씨가 자진 출석해 범행을 인정했고 문화재 복원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지불했다"면서 "진심으로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있으므로 원심과 같은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설 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구치소에서 자유를 박탈당해 구금돼 있는 동안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범죄를 저질러서 면목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정신과 치료를 잘 받고 국가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설 씨는 지난해 12월 국가지정문화재인 경복궁 영추문 좌측 돌담에 붉은 스프레이로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을 쓴 혐의를 받는다. 지난 1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설 씨는 같은 해 6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이와 함께 설 씨에게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앞서 설 씨는 범행 직후 자신의 블로그에 낙서 범행 사진과 함께 '반성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공분을 샀다. 같은 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서는 취재진의 질문에 돌연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상반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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