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합동수사 제안에 경찰 거절
내란죄 수사권·법무부 지휘권 이견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에 대한 종합감사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경찰이 검찰의 12.3 비상계엄 사태 합동수사 제안을 사실상 거절하는 등 검·경이 수사 초기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 6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합동수사를 제안했으나 경찰은 "수사의 신뢰성·공정성 등을 종합적 고려한 결과" 거절했다.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경찰 등에 합동수사를 제안했고 필요한 협의를 하면서 수사를 진행할 용의가 있다"며 "경찰도 신속한 범죄 규명과 사안 중대성에 따른 효율적 수사, 사건 관계인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검찰과 협의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현재로서는 검찰과 합동수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법적으로 내란죄 수사 관할권을 갖고 있으며 검찰은 법무부의 지휘를 받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수사를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사무 지휘·감독권을 가진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비상계엄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고 계엄에 찬성 또는 반대했는지 모호한 상태라 검찰 수사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검찰 특수본은 이번 사건을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일으킨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내란죄와 직권남용죄가 모두 성립된다고 보고있다.
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인 직권남용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내란죄 수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수본은 대검의 지휘를 받을 뿐 법무부에는 수사 상황을 보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에서 일반적 지휘·감독권을 갖지만 구체적 사건에서는 검찰총장만 지휘할 수 있다.
박성재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특수본 구성 사실을 알지 못했고 "개별 사건 수사에 지금까지 장관으로서 관여한 적 없다"며 향후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청 국수본은 수사팀을 150명 규모의 특별수사단으로 확대했다. 이날 김용현 전 장관의 공관과 국방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통화내역을 확보하는 등 검찰과 별도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경찰은 수사준칙에 근거해 수사단계별 진행사항에 맞춰 법령의 적용, 영장 신청 등에 의견을 교환하는 등 검찰과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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