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사전 기획한 혐의로 입건된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정인지 인턴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사전 기획한 혐의를 받는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양 위원장은 22일 경찰에 출석하며 "윤석열 정권 퇴진의 함성을 경찰 공권력으로는 절대 막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양 위원장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과 일반교통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오전 9시26분께 검정 패딩과 민주노총 조끼를 입은 채 모습을 드러낸 양 위원장은 "11월9일 경찰은 유일하게 완전무장한 채 나타났고, 유례없는 충돌과 수많은 사람의 부상이 이어졌다. 이 한 장면이 보여준 것은 윤 정권이 노동자와 시민을 대하는 태도"라며 "유례없는 경찰 탄압이 이어진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이건 명백히 기획되고 국민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시도"라고 규탄했다.

양 위원장은 "집회하기 위해 신고를 했고 법에 보장된 권리대로 집회를 진행했다"며 "행진을 가로막았던 것도 경찰이고 집회 진행 중 대열에 침투해 폭력과 다툼을 유발한 것도 경찰"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정권 퇴진 함성을 경찰 공권력으로 절대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증명됐다. 공권력을 동원한 탄압과는 별개로 윤 정권 퇴진 광장 함성은 작아지지도,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라며 "경찰 조사에서 있는 그대로 진술하겠다. 잘못이 없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 9일 서울 중구 숭례문 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의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사전에 기획하고 도로 교통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집회 참가자 11명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 중 10명은 조합원, 1명은 시민이다. 경찰은 이 중 민주노총 조합원 4명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및 집시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경찰은 민주노총이 불법집회를 사전에 기획했다고 보고 양 위원장을 포함한 민주노총 집행부 7명을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장이 접수됐다"며 "양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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