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변화 없으면 투쟁"…강경 노선 입장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구성과 운영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탄핵 이후 새로 구성된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이 합류했다. 전공의 지지를 등에 업은 의협 비대위원장은 대정부 강경 투쟁도 예고하고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도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정부의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 정상화를 위한 의협 비대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원 15명을 확정, 발표했다. 비대위원은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추천 2명과 전국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 추천 2명,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추천 3명, 대전협 비대위 추천 3명,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추천 3명, 위원장 추천 1명 등 총 15명으로 확정됐다.
특히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의협 비대위원으로 합류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사직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비대위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상연·한미애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과 이주병 충청남도의사회장·최운창 전라남도의사회장도 비대위원으로 선정됐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과 김현아 전의교협 부회장, 배장환 전의교협 고문, 윤용선 바른의료연구소장도 참여한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의 의협 비대위 합류가 확정됐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사직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비대위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영무 기자 |
박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의정 갈등을 풀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선배 의사들이 전공의와 의대생을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정부의 모습을 보면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에게 정부를 믿으라고 하기 어렵다"며 "윤 대통령이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의·정 협의체에도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박 비대위원장은 "여·야·의·정 협의체 합류는 비대위원들과 전공의, 의대생 의견을 구해야 한다"며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여·야·의·정 협의체 형태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굉장히 회의적이고 비대위원들도 비슷한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여·야·의·정 협의체 불참 의사를 밝혔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전날 SNS를 통해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지난 9월8일 한지아 수석 대변인의 부재중 전화 한 통과, 9월10일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하나 남긴 것이 전부"라며 "반쪽짜리 협의체를 만들어놓고선 본인이 참석도 하지 않고 해결하겠다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의대협도 지난 15일 "이미 대통령실에서 여러 차례 의대협 요구안에 논의가 불가한 사항이라고 밝혔다"며 "결론을 정한 거버넌스에서는 논의가 이뤄지기 힘들다"고 사실상 협의체 참여를 거부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의협 비대위는 정부의 의료농단에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하는 길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그것은 우리 사회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소망하며 윤 대통령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비대위는 윤 대통령에게 정부 관계자들 처벌도 요구했다.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협의하지 않고도 의협과 19차례 협의했다고 발표하고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실과 다른 보고를 했다는 이유다.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 행정명령으로 전공의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도 지적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