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경기도 법인카드로 당 관련 인사들에게 식사 대접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경기도 법인카드로 당 관련 인사들에게 식사 대접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씨의 1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 씨와 경기도 법인카드 결제 지시자인 측근 배모 씨와의 공모 관계를 인정했다. 배 씨가 2010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경기도지사 캠프에 합류한 활동을 시작으로 사실상 김 씨의 사적 수행 업무를 담당했다는 데 주목했다, 공소사실이 된 8월 2일 이전인 2021년 5월부터 7월까지 김 씨의 일정과 식사 일정 등에 배 씨가 수행을 적극적으로 관여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간 공판에서 검찰은 이러한 간접증거들을 제시하며 김 씨와 배 씨가 공모관계이고 범행의 공동정범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2021년 8월 2월 모임은 우원식 의원의 배우자인 서 모 씨가 국회의원의 배우자들을 김 씨에게 소개하는 자리였고 배 씨의 결제로 원만한 식사가 이뤄질 수 있었으므로 배 씨의 행위가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는 행위라고 보인다"라며 "배 씨가 피고인의 묵인 또는 용인 아래 기부행위를 한 것이고 결국 암묵적인 의사의 결합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배소현과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공모관계가 인정돼 공동정범으로서 죄책을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제공된 금품이나 이익이 경미하고 피고인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며 "다만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후보자의 배우자로서 선거에 도움이 되는 자들에게 기부행위를 해 선거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저해할 위험이 있었다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감색 코트에 하얀 블라우스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김 씨는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이 재판장의 판결을 들었다. 김 씨의 선고를 듣기 위해 함께 법정에 참석한 지지자들은 판결 도중 '김 씨와 배 씨의 공모관계가 인정된다'는 내용을 듣자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선고가 끝나고 지지자들은 김 씨를 향해 "여사님 힘내시라"고 격려하며 퇴정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재결심공판에서 김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구형한 바 있다.

김 씨 측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김 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다산의 김칠준 변호사는 판결 이후 "정말 유감스럽고 아쉬운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재판부가 배 씨의 그간 행태를 들면서 '피고인이 충분히 알지 않았겠느냐'라는 결론을 두고 한 추측과 추론에 의한 유죄 판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다만 김 씨의 선고 결과가 이 대표의 의원직 박탈이나 피선거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공직자 배우자가 기부행위로 벌금 300만 원 이상 형을 선고받고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다만 '해당 선거'에 적용되는데 이번 사건은 지난 대통령 경선 과정에서 벌어져 이 대표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김 씨는 이 대표가 당내 경선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8월2일 서울 소재 음식점에서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과 자신의 수행원 및 운전기사 등 3명에게 총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 씨의 최측근이자 전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이었던 배 모 씨에게 지시해 법인카드로 식사비를 결제한 것으로 의심했다. 반면 김 씨 측은 식사비가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사건 공범으로 기소된 배 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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