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 대의원회는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선거 및 당선증 수여식을 열고 비대위 선거 1차 투표에서 기호 1번 박형욱 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가 총투표수 233표 중 123표(52.79%)를 얻어 비대위원장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뉴시스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탄핵 이후 의협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박형욱 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가 당선됐다. 박 교수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의 지지를 받고 있어 의협과 전공의·의대생 간 소통을 강화해 분열된 의사들 의견을 하나로 묶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의협 대의원회는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비대위원장 선거 1차 투표 결과 기호 1번 박 교수가 233표 중 123표(52.79%)를 얻어 비대위원장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박 교수가 과반을 득표해 결선 투표 없이 당선 확정됐다. 기호 4번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71표(30.47%)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비대위원장 선거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자 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재적 대의원 244명 중 233명(95.49%)이 투표에 참여했다. 후보에는 박 교수와 황 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등 총 4명이 나왔다.

박 교수는 현재 대한의학회 부회장과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전공의·의대생들과 소통이 원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사직 전공의 A 씨는 "박 교수는 전공의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비대위원장 임기는 새로운 회장 선출 전까지로, 박 교수는 앞으로 두 달여 간 집행부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의협은 내년 1월2일부터 4일까지 제43대 의협 회장 선거를 진행한다고 공고했다.

박 교수는 당장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어 역할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전공의·의대생들과 소통을 강화해 한목소리를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직 전공의 B 씨는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의결한 대의원들과 (탄핵을) 반대한 대의원들간의 구도가 세대 갈등처럼 된 면이 없지 않다"며 "차기 비대위원장은 '전공의와 젊은 의사에게 공을 넘겨야 한다'는 명분을 저버릴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날 당선 소감으로 "비대위원장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독단"이라며 "비대위원들 합의에 기초해 비대위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다. 비대위 운영에서도 그간 소외됐던 전공의,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태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의료농단 사태는 급격히 해결되기 어렵다"며 "전공의들이 (병원에) 돌아갈 수 있게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이 변화하지 않으면 아무리 미사어구를 동원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