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펄인베스트 직원 민 씨, 무죄 주장
'김건희' 파일 작성 지시 추정 인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범이 항소심에서도 주가조작 공모 혐의를 부인했다. 사진은 권 전 회장.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이 항소심에서도 주가조작 공모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주가조작 주범들의 상고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서울고법 형사12-1부(홍지영 방웅환 김형배 부장판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 모 씨의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했다.
민 씨 측은 민 씨가 블랙펄인베스트 투자 담당 직원으로서 통상적인 투자 업무를 수행한 것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권 전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주가조작을 공모한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다.
반면 검찰은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권 전 회장 등 주범들의 사건을 대법원이 심리 중이라며 상고심 결과가 나기 전까지 재판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항소이유가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 해당 사건의 상고심 결과를 보고 재판을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권 전 회장의 상고심 결과 이후 공판기일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처남인 민 씨는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지난 2009년 12월부터 약 3년간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해 합계 107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민 씨는 2021년 수사 도중 해외로 도피했다 지난해 11월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체포된 이후 구속기소됐다.
민 씨는 블랙펄인베스트 사무실 컴퓨터에서 발견된 '김건희'란 제목의 엑셀 파일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해당 파일에는 주가조작 세력이 2차 작전을 벌였던 시기인 2011년 1월 주식을 매각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 씨는 2022년 12월 권 전 회장 재판 증인신문에서 "처음 보는 파일이고 모르는 내용"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민 씨 측은 자신의 재판에서도 "권 전 회장 등과 주가조작을 계획하거나 공모한 사실이 없고 실제로 시세조종이나 주가조종이라고 볼만한 직접적인 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민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및 벌금 1억 5000만 원을 선고했다.
권 전 회장은 2009년 12월부터 약 3년간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및 벌금 5억 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