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응급의료 붕괴 상황은 아냐"
의대 교수들 "의대 증원 취소해야"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통령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날 '경증·비응급 환자가 대형병원 응급실을 이용할 경우 진료비의 본인부담금을 90%로 인상할 것이라고 했는데 추석 연휴에도 90%를 부담하게 할 계획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규제 심사 등을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추석 연휴에도 (방안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데 법제처 절차가 있어서 진행상황에 따라 며칠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사 내용과 무관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장기화된 의료 공백으로 응급실 대란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경증·비응급 환자가 대형병원 응급실을 이용할 경우 진료비의 본인부담금을 90%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통령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날 "응급실 이용 경증환자 90% 본인부담 규제 심사 등을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추석 연휴에도 (방안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법제처 절차 진행상황에 따라 며칠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3일 한국 응급환자 중증도(KTAS) 분류기준에 따른 경증·비응급 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을 내원한 경우 응급실 진료비의 본인부담률을 90%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의료공백 장기화로 응급실 운영이 위기를 겪자 경증·비응급 환자의 응급실 이용을 줄이기 위해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응급실 이용 환자 중 42%가 경증·비응급 환자로 나타났다. 현재 이들의 진료비 본인부담금은 50~60%다.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전국 4000곳 당직 병의원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13개 시도에서 3500~3600곳 정도가 당직 근무를 하겠다고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정책관은 "이전까지는 (명절 연휴에) 당직 의료기관을 3600곳 정도 지정해왔는데, 이번에는 더 늘릴 예정"이라며 "서울시는 이미 1800곳 정도를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신청 결과를) 입력하지 않은 경기도 등을 포함하면 4000곳 이상 지정될 것 같다"며 "오는 5일 정도까지는 최종적으로 지정된 기관들의 목록을 확인해서 숫자를 알려드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3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현재 응급환자는 감소 추세에 있다"며 "일부 의료기관은 의료진 이탈 등으로 대응 역량이 줄어들어 평시 진료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호소하지만 정부는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
정부는 이날도 '응급실 셧다운'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현재 응급환자는 감소 추세"라며 "일부 의료기관은 의료진 이탈 등으로 대응 역량이 줄어들어 평시 진료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호소하지만 정부는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와 의료기관들과 함께 응급의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일각 표현과 같이 응급의료 붕괴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추석 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 동안 당직 병의원 운영, 수가 인상 등의 대책을 통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의사들은 정부가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의대정원 증원 취소를 요구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호소문을 내고 "정부는 지난 2월 국가재난 위기 '최고' 단계를 선언하고 의사들 때문에 의료 위기가 왔다고 매일 브리핑을 하더니 오히려 지금은 응급의료에 문제가 없다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산부인과 분만, 시간이 늦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소아과적 응급질환, 생명을 위협하는 흉부외과 응급질환이 치료 불가능한 후진국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의대와 간호대의 경우 입시 도중 정원을 변경한 적이 있고 심지어 법적 근거가 없을 때 공익을 위해 수능을 하루 전에 연기하지 않았느냐"며 "지금은 국가 비상사태다. 2025년 의대 증원을 취소해 학생과 전공의들이 학교와 병원으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