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구속영장 기각…불구속 상태로 검찰 넘겨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3일 공갈과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전 야구선수 임혜동(28) 씨를 불구속 송치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20일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강남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는 임 씨 /서예원 기자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협박해 거액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전 야구선수 임혜동(28)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3일 공갈과 공갈미수 혐의로 임 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임 씨와 범행을 공모한 김 씨 전 소속사 팀장 A 씨도 공갈 혐의로 함께 송치됐다.
임 씨는 지난 2021년 2월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김 씨와 몸싸움을 벌인 뒤 이를 빌미로 합의금 명목으로 총 4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당시 임 씨는 김 씨 소속사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다.
김 씨는 임 씨가 합의금을 받은 후에도 계속해서 금품을 요구했다며 지난해 11월 임 씨를 고소했다.
임 씨는 경찰에서 김 씨의 고소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씨는 김 씨의 미국 진출 후 로드매니저를 지낼 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임 씨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김 씨가) 술만 마시면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며 "2년 동안 연락한 적이 없고 금전 요구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상습폭행을 당한 증거라며 얼굴과 목 등에 상처를 입은 사진도 공개했다.
이에 김 씨는 "(임 씨가) 다수의 인터뷰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거짓 증거사진을 언론에 제보했다"며 임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임 씨의 명예훼손 혐의 사건은 아직 수사 중이다.
경찰은 김 씨와 임 씨 주변인 등을 참고인 조사하고 지난해 12월 임 씨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임 씨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도 진행했다.
경찰은 지난 1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모두 기각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임 씨가 야구선수 류현진(37·한화이글스)에게도 비슷한 수법으로 3억원을 뜯어낸 정황도 포착했다. 다만 류 씨는 경찰의 피해자 진술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명예훼손 고소 사건은 수사 중"이라며 "자세한 수사 진행 상황은 말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