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비운 내연녀 집서 부정 …'주거침입죄' 맞나
입력: 2021.06.17 01:07 / 수정: 2021.06.17 01:07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주거침입죄 사건에 관한 공개변론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1.06.16. /뉴시스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주거침입죄 사건에 관한 공개변론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1.06.16. /뉴시스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 아내와 부정행위를 한 내연남을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있을지를 놓고 법정 논쟁이 벌어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6일 대법정에서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 공개변론을 열었다.

A씨는 가정을 가진 내연녀의 동의만으로 집에 들어가 3차례 부정행위를 해 주거침입죄를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무죄로 뒤집었다.

상고심 쟁점은 공동거주자 중 한 사람의 동의를 받고 집에 들어갔을 때 또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지다.

이날 공개변론에서 검찰 측 전문가 참고인으로 나온 김재현 오산대학교 경찰행정과 교수는 "주거침입죄는 거주자의 주거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동거주자 1명이 동의한다고 다른 거주자의 주거권이 무시된다면 사회통념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주거침입죄를 상황에 따라 인정하자는 의견을 서면으로 냈다. 다른 거주자의 뜻에 반해 집에 들어왔을 때 혼인이나 가족생활을 흔들 정도로 비도덕적 목적이라면 주거침입죄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다만 그밖의 경우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해 가족 내 자율적 해결의 여지를 마련해주자는 단서를 붙였다.

반면 A씨 측 전문가 참고인으로 나선 김성규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동거주자 전원의 의사를 일일이 확인하기 곤란하고 오히려 일상적이지 않다"며 "예컨대 부모와 동거하는 자녀가 부모가 교제를 허락하지 않는 사람을 집에 데려왔을 때 주거침입죄로 의율한다면 자녀도 공동정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폐지된 간통죄를 우회적으로 처벌하기 위해 주거침입죄를 이용한다는 A씨 측 변호인의 주장도 나왔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이럴 때 주거침입죄로 처벌한다면 출입에 동의한 다른 거주자의 주거의 자유와 평온을 침해하는 결과를 빚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날 또 다른 주거침입죄 사건 상고심도 공개변론으로 진행됐다.

부부싸움 끝에 집을 나갔던 남편이 배우자가 없는 사이 집을 보던 처제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으나 들어주지 않자 자신의 부모와 함께 문을 부수고 들어간 사건이다.

1심은 남편과 부모에게 벌금형을 선고했으나 2심은 남편은 무죄, 부모는 1심대로 벌금형을 선고했다.

검찰 측은 출입문을 파손한 범죄가 발생했기 때문에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며 집을 나간 남편을 공동거주자로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남편 측 변호인은 공동거주자에게 주거침입은 성립될 수 없으며 이 사건은 가족이 자율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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