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재보선 참패에 차기 검찰총장 더 '안갯속'
입력: 2021.04.12 05:00 / 수정: 2021.04.12 05:00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1월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1월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총장 후보추천위 다음주 후보군 선정 전망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후 한 달 넘게 검찰총장이 사실상 공석 상태지만 여당의 4.7 재보선 참패로 차기 총장 윤곽은 더욱 안갯속에 빠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르면 이번주 회의를 열고 차기 총장 후보군을 추릴 예정이다. 법무부는 지난달 22일까지 국민 천거를 받았다. 이후 천거된 인사들의 동의를 얻어 추천위에 올릴 최종 후보군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추천위는 위원장인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과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장,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 협의회 이사장 등 당연직 위원 5명, 길태기 전 법무부 차관,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원혜욱 인하대 부총장 등 비당연직 위원 4명으로 구성돼있다.

추천위가 3~4명의 후보자를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박 장관은 이들의 의견을 존중해 후보자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문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과 인사청문회 등 절차를 고려하면 신임 총장은 5월이 돼야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재·보궐선거가 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정부는 혼란한 검찰 내부를 수습할 적임자를 찾는 데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검찰총장 제청권자인 박 장관은 앞서 지난 8일 "면밀히 상의해야할 부분이 있다"며 "추천위 위원장과 회동할 필요가 있는 것 같은데, 관례가 있는지 한번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지난해 검찰과 정부가 빚은 갈등이 이번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과 관련한 질의에는 "선거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차기 총장 인선이 향후 대선 정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총장으로 누구를 내세울지 정부의 고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범계 법무장관과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의혹 수사협력 관련 회의 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0./뉴시스
박범계 법무장관과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의혹 수사협력 관련 회의' 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0./뉴시스

정부가 추진해온 검찰개혁을 마무리할 적임자로 당초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거론돼왔다. 그러나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연루돼 수사선상에 오른 데 이어 '공수처 황제조사' 논란까지 불거져 야당의 격렬한 저항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재·보궐 선거에서 민심을 확인한 정부가 이 지검장 '카드'를 고수할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권 내에서도 문제제기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소신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스스로 먼저 조사를 받고 지시를 하던가 말던가"라며 이 지검장을 비판하는 글을 썼다. 이 지검장이 이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팀에 '휴대전화 통신 내역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서다. 조 의원은 "유사 이래 최초로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피의자 신분 검사장이 후배들의 거듭된 소환 요구는 거부하면서 한참 열심히 일하는 후배들 힘빼는 지시는 잘도 하신다"며 질타했다.

애초 파격적으로 비검찰 출신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도 나왔지만 여당 재보선 참패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총장 직무대행을 맡은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적지않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앞세우기보다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업무 스타일로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 차장검사는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에 박탈돼 여권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사태 당시 윤 총장 편에서 "직무배제 조치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하며 추 전 장관에게 반기를 들어 정권의 눈밖에 났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도 후보로 꼽힌다. 두 사람 모두 검찰 내 신망이 두텁고 대인관계가 원만해 요직 인사 때마다 하마평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형사부 출신 우대라는 정부 기조에 따라 대검 형사부장을 지내는 등 형사부 경험이 풍부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구본선 광주고검장을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bohen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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