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은 누군가에겐 우연한 행운을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굴러온 호박을 놓치는 이들도 상당했다./나눔로또 홈페이지 캡처, 황신섭 기자 |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가족과 지인들을 만나는 즐거움 못지않게 추석의 또 다른 재미가 있다면 바로 로또 구매가 아닐까. 그러나 이 6개 숫자에 얽힌 웃지 못할 사연들도 상당하다. 수십억 원이 눈앞에서 사라지거나 우연하게 행운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로또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황당한 국내외 사례들을 <더팩트>에서 모아봤다.
◆ 그 번호만 샀어도…예상번호 못 사 1등 당첨 놓쳐
운이 빗겨간 것일까. 매주 사던 로또를 바쁘다는 이유로 구매하지 못했다가 뒤늦게 땅을 치고 후회한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로또 16억 원, 행운의 1등 주인공이 될 뻔했던 20대 남성의 사연이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왔다. K 씨는 로또 예상번호 문자 서비스 업체의 골드회원이었다. 업체는 남성에게 1등 당첨 번호를 문자 메시지로 보냈지만 구매를 못 한 사연이었다.
영업 일을 한다는 K 씨는 로또를 구매하려 했지만, 술자리가 잦아 때를 놓쳐서 그만 구매하지 못하면서 16억 원이라든 거액을 놓치게 됐다.
로또 예상번호 문자서비스로 받은 번호가 1등 당첨될뻔 한 안타까운 사람도 있다. 본인이 번호를 표시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지르며 11억 원 당첨의 기회를 날려버렸다./로또리치 게시판 캡처 |
더욱 안타까운 사례도 있다. 업체로부터 예측번호를 추천받고 표시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숫자를 실수로 잘못 기재한 경우다.
지난해 9월 국내의 한 로또복권 업체의 홈페이지에 “살아오면서 지금처럼 저 자신을 원망해본 적이 없다. 지난주 사소한 실수 하나로 무려 11억 원이라는 거액이 눈앞에서 사라져버렸다”는 글이 게재됐다.
이 글의 주인공은 34세 남성 L 씨로 로또추첨 3일 전 업체로부터 예측번호를 추천받았다. 그리고 그 번호는 562회 로또 1등 당첨번호와 일치했다. 당첨금 11억 6669만 4614원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3등에 그치며 당첨금 119만 5607원에 만족해야 했다. 추천받은 번호를 용지에 표시해 로또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숫자 하나를 잘못 기재해버렸기 때문이다.
배우 김가연도 한 방송에서 로또 1등 당첨 기회를 놓친 순간을 공개했다.
지난달 25일 KBS 2TV '위기탈출 넘버원'에 김가연이 출연해 로또 1등 당첨 기회를 놓친 아쉬운 소감을 밝혔다. 김가연은 녹화에서 평소 알고 지낸 지인이 미니홈피 댓글로 로또 번호를 알려준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뒤늦게 이를 발견했지만, 로또를 사지 못했고 그 번호가 1등이었다고 전했다.
1등 당첨을 놓친 김가연은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괴로워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 우연히 찾아온 행운 또는 친구 따라 산 로또가 ‘대박’
안타깝게 1등을 놓친 사람들이 있다면 우연한 계기고 인생을 역전한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지난 3월 로또 1등 29억에 당첨된 50대 남성 P 씨는 한 로또 정보업체의 ‘1등 당첨기원 이벤트’에 참여해서 받은 번호로 1등에 당첨되는 행운을 안았다. 그는 “업체 홈페이지에서 이벤트를 하더라. 그래서 원래 받아보던 10개에서 추가로 5개 번호를 더 받았다. 그런데 그 안에 1등 당첨번호가 있었다. 정말 꿈만 같다”고 당첨 소감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친구 덕에 로또 1등에 당첨된 행운의 주인공들도 있다.
부산에서는 예상번호를 받은 남성이 두 친구에게 번호를 알려줘 함께 당첨되는 행운을 안았다. /로또리치 게시판 캡처 |
지난해 5월 부산에 사는 20대 남성 P 씨는 로또 정보업체 회원으로 당첨 예상번호를 받아 두 명의 친구에게 번호를 보내줬다. 그는 “제가 1등에 당첨된 것을 알고, 바로 친구들에게 연락했는데 두 사람 모두 소리를 지르며 기뻐하더라고요. 제가 준 번호로 둘 다 로또를 샀던 겁니다” 라고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이어 “그날 제가 일 때문에 바빠서 로또를 못 살 뻔했는데 어머니가 대신 사주셨다. 회사는 계속 다닐 생각이다. 당첨금으로 어머니를 좀 더 편안하게 모실 수 있는 집 한 채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천당과 지옥 오간 470억 원 주인공…한 달 만에 당첨 확인
지난 6월엔 캐나다 브램프턴에서 '5000만 캐나다 달러(약 470억 원)' 당첨 로또로 인해 한 부부가 천당과 지옥을 오간 사연이 알려졌다. 당첨된 로또를 잃어버렸다 되찾았기 때문.
나이지리아에서 이민 온 하킴 노자이루는 지난 1월 17일 로또맥스 당첨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사인을 한 로또를 부인의 지갑에 보관했지만, 이튿날 교회를 다녀온 후 로또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부부는 집 구석구석은 물론 쓰레기통까지 뒤졌지만 5000만 달러짜리 로또는 어디에도 없었다.
불행 중 다행일까. 만우절인 지난 4월 1일 이들 부부에게 한 교회 신도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부부가 잃어버린 로또를 주워 보관하고 있다는 전화였다.
부부는 즉각 이 여성에게 달려가 로또를 되찾았고 470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40대 미국인 남성은 로또를 구매한 뒤 한 달 만에 고향에 가려 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포스트를 보면 뉴욕 주 롱아일랜드에서 자동차 정비업소를 운영하는 제리 리티에니(47)는 최근 한 달 넘게 자신의 트럭에 290만 달러(29억 6800만 원)를 싣고 다닌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지난 7월 19일 20달러짜리 로또 복권을 샀지만, 자동차 콘솔박스에 아무렇게나 던져놓고는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것. 한 달 뒤 고향인 버몬트로 가기 위해 트럭에서 손으로 자동차 열쇠를 찾다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 복권을 발견했다.
그 복권은 1등에 당첨돼 그에게 290만 달러(29억 6800만 원)의 거액을 손에 쥐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