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노메논을 향한 시선들②] '패노메논'을 둘러싼 업계의 반응
  • 최현정 기자
  • 입력: 2026.08.25 00:00 / 수정: 2026.08.25 00:00
'제2의 드림콘서트' 우려 여전
시상식 업계에서는 반발 예상돼
드림콘서트는 패노메논 이전에 K팝 페스티벌을 대표하는 브랜드였다. 하지만 현재는 존폐의 기로에 서 있을 만큼 몰락한 상황이다. K팝 업계에서는 드림콘서트를 반면교사 삼아 그 전철을 밟으면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더팩트DB
'드림콘서트'는 '패노메논' 이전에 K팝 페스티벌을 대표하는 브랜드였다. 하지만 현재는 존폐의 기로에 서 있을 만큼 몰락한 상황이다. K팝 업계에서는 '드림콘서트'를 반면교사 삼아 그 전철을 밟으면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더팩트DB

대중문화교류위원회의 역점 사업 '패노메논'이 드디어 윤곽을 드러냈다. 2027년 12월 2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2일까지 총 11일 동안 진행될 예정인 패노메논은 단순한 음악 페스티벌을 넘어 다장르 팬덤 시상식과 영화, 영상, 게임, 애니메이션, 웹툰, 푸드, 패션, 뷰티 등을 아우르는 대규모 K컬처 축제를 목표로 한다. 특히 패노메논은 민과 관이 손잡고 추진하는 첫 대규모 행사라는 점에서 더욱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는 패노메논이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알아보고 관련 업계의 반응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기존 페스티벌 업계에서 '패노메논'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기대하는 의견은 당연히 '패노메논'으로 인해 발생할 해외 관광객과 그로 인해 발생할 경제창출 효과가 가장 크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K팝은 물론 국내 가요계 전반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반면 우려의 시선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말이 나오는 것이 '제2의 드림콘서트가 되는 것이 아니냐'다. 물론 '패노메논'은 '드림콘서트'와 다르다. K팝을 중심으로 하되 해외 아티스트의 출연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으며, 11일에 걸쳐 진행하는 만큼 '드림콘서트'뿐만 아니라 어느 페스티벌과 비교해도 훨씬 더 많은 아티스트가 출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제2의 드림콘서트'가 내포하는 의미는 상당히 포괄적이다. 유명 K팝 스타들이 주도하는 '그들만의 잔치'부터, 한때 국내를 대표하는 K팝 페스티벌이었지만 이제는 몰락해 버린 현실, 또 상업성에 물들어 본래의 취지를 잃어버리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 등이 모두 담겼다.

K팝 중소 기획사 관계자 A씨는 <더팩트>에 "'패노메논'은 박진영 위원장을 필두로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의 4대 기획사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참여한다. 더 많은 사람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 주요 기획사들 위주로 가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와 관련해 대중문화교류위원회 박진영 위원장은 7월 27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4대 기획사 위주로 가고 중소기획사를 배제했다가는 우리는 아마 맞아 죽을 것이다. 당연히 그럴 일 없을 거다. 이 일을 맡으면서 그 정도 사명감도 없이 시작하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답한 바 있다.

하지만 A씨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당연히 박진영 위원장도 최대한 많은 팀을 출연시키기 위해 노력은 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라인업은 한정돼 있고 모든 K팝 그룹이 출연할 수는 없다"며 "예를 들어 4대 기획사 소속 그룹과 중소 기획사 신인 그룹 중 한 팀을 고르라면 누구나 4대 기획사를 고르지 않겠나. 현실적으로 먼저 후보에서 배제되는 쪽은 중소 기획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씨가 더 큰 우려를 보인 부분은 지속성이다. '드림콘서트'도 시작할 당시 취지는 '제작자들이 힘을 합쳐 국내 가요의 부흥에 기여하겠다'였으나 점점 더 상업성이 짙어지면서 결국은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말았다.

'패노메논'도 'K팝의 세계화'라는 공익성과 명분을 앞세우고 있으나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행사인 만큼 수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상업 수익을 좇다 보면 결국 '드림콘서트'처럼 사람들의 외면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대중분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7월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교육동에서 열린 2027 패노메논 추진계획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패노메논에서 중소 기획사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며, 충붆한 수익이 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서예원 기자
대중분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7월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교육동에서 열린 '2027 패노메논 추진계획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패노메논'에서 중소 기획사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며, 충붆한 수익이 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서예원 기자

이와 관련해 박진영 위원장은 간담회 당시 "'패노메논'은 돈이 벌릴 것이다. 돈이 벌리지 않는 일에 민간 회사와 아티스트를 참여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민간 자본은 열정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공익성을 잃지 않는 목적으로 정부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A씨는 "박진영 위원장의 취지와 의도는 이해한다. 하지만 '드림콘서트'의 취지와 의도도 처음에는 순수했고 공익성을 띠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드림콘서트'는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존폐 위기에 놓여있다"며 "본질적으로 '드림콘서트'나 '패노메논'의 기획 의도와 취지는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익을 좇다 보면 점점 더 '팔리는 아티스트'만 찾거나 티켓이나 굿즈의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럼 결론은 결국 부익부 빈익빈과 사람들의 외면이다"고 생각을 밝혔다.

다만 '패노메논'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참여 아티스트 라인업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개최까지 약 1년 3개월이나 남은 상황에서 섣불리 이렇다 저렇다를 예측하고 판단하기 이른 상황이다. 그러나 A씨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걱정되는 점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종 업계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패노메논'이 잘되기를 바라고, 우리도 그 혜택을 볼 수 있으면 당연히 쌍수를 들고 반길 일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 빛만 있을 수는 없다. 명과 암을 동시에 생각하고 최악의 경우도 상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 빛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이미 '드림콘서트'라는 반면교사가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더군다나 '패노메논'은 정부 예산까지 투입되는 행사니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 기획사에서는 격한 반응이 나온 것과 달리 주요 페스티벌 업체가 '패노메논'을 바라보는 시선은 의외로 미지근하다. 국내 주요 페스티벌 대부분이 여름에 개최되며 출연하는 아티스트와 주요 타깃층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다만 페스티벌 업계에서도 '패노메논'을 향한 '호기심'은 컸다. 특히 관심을 보인 지점은 4대 기획사가 합심해 펼치는 페스티벌의 경쟁력이다.

국내 대형 페스티벌을 운영하는 공연 기획사 임원 B씨는 "일단 K팝을 대표하는 4대 기획사가 손을 잡은 만큼 이들이 글로벌 팬덤 동원력과 콘텐츠 영향력에서 얼마나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라며 "결과는 열어봐야겠지만 확실히 '패노메논'이 지금까지의 K팝 페스티벌보다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K팝 공연과 전시, 체험을 결합한 시도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페스티벌은 대부분 여름 시즌에 개최되며 장르나 대상 관객 층이 달라 패노메논을 호기심의 수준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더팩트DB
국내 주요 페스티벌은 대부분 여름 시즌에 개최되며 장르나 대상 관객 층이 달라 '패노메논'을 호기심의 수준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더팩트DB

또 다른 대형 페스티벌의 임원 C씨는 민·관 협력 모델에 관심을 보였다. C씨는 "개인적으로 페스티벌이 공공 분야에 포함되는 것을 찬성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스페인 토마토 축제나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태국 송끄란 축제, 브라질 리우 카니발 같은 페스티벌은 각 국가에서 중요 관광 자원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공 분야에 포함되면 정부에서 직접 예산을 받을 수 있고 치안 유지를 위한 공권력 투입이나 지자체 협조, 민간 협조 등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며 "'패노메논'이 우리나라에 새로운 민·관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호기심과 흥미 위주의 페스티벌 업계와 달리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12월에 몰려 있는 시상식이다. '패노메논'은 12월 행사 기간동안 최고의 팬덤을 선정하고 해당 팬덤의 아티스트가 트로피를 수상하는 시상식을 병행한다. 또 '패노메논'은 4대 기획사가 직접 참여하는 만큼, 시상식에 참석하는 K팝 그룹의 이름값도 압도적으로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시상식 관련 업체의 임원 D씨는 "이미 다수의 K팝 시상식이 열리고 있으며 11월 말과 12월 초는 특히 많은 시상식이 열리는 시즌이다. 이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 시상식을 새로 만들고 4대 기획사 소속 아티스트가 대거 참가하면 기존 업계는 상대적으로 허탈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갑자기 튀어나와서 자기들이 최고의 시상식이라고 하면 당연히 기존 시상식은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 또 팬덤의 자발적 참여가 아니라 이를 수치로 만들어 시상한다는 발상은 과도한 경쟁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솔직히 '패노메논' 시상식은 '4대 기획사와 정부가 힘으로 찍어 눌러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개최를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답답해도 그냥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패노메논이 12월 정기적으로 시상식을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기존 시상식 업계에서는 그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개최한 멜론 뮤직 어워드의 모습./카카오엔터테인먼트
'패노메논'이 12월 정기적으로 시상식을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기존 시상식 업계에서는 그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개최한 멜론 뮤직 어워드의 모습./카카오엔터테인먼트

그 말처럼 12월을 전후로 개최되는 주요 K팝 시상식 관계자는 대부분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패노메논'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없다. 당장 올해 시상식이 급선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일각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 같으면 사전에 논의해서 개최 날짜를 변경하지 않을까 싶다"정도로만 예상할 뿐이었다.

이처럼 '패노메논'을 둘러싸고 각 업계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패노메논'은 꼭 필요한 이벤트"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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