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는 시즌2까지 이어지며 흥행과 화제를 모두 잡았다. 시즌1의 신드롬 이후에도 브랜드로서 안착했고, 출연 셰프들의 식당으로 이어지는 관심은 방송의 영향력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 다만 반복되는 출연자 논란은 성공과 별개로 짚어야 할 지점이다. 인기 콘텐츠일수록 요구되는 책임과 기준은 더 엄격해야 한다는 문제의식까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요리 축제가 끝이 났다. 하지만 화려한 요리 대결이 남긴 여운은 온전히 깔끔하지 못하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 시즌2가 글로벌 흥행과 시즌3 제작 확정이라는 성적표를 거머쥐었지만, 핵심 출연자 임성근 셰프의 음주운전 전과 논란으로 프로그램 전체에 지워지지 않는 얼룩을 남겼다.
'흑백요리사2'는 지난 13일 종영과 동시에 글로벌 성과를 정리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 역시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부문 1위를 기록하며 요리 예능 IP로서의 저력을 재확인했다. 시즌3 제작 확정 소식까지 이어지며 콘텐츠의 성공 흐름은 빈틈없이 완벽해 보였다.
출연 셰프들 역시 연일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종영 후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로 꼽혔던 임성근 셰프를 둘러싼 과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임성근 셰프는 그야말로 '흑백요리사2'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였다. 독보적인 캐릭터와 실력으로 TOP7에 진출하며 방송가 섭외 0순위로 떠올랐다.
그런 임성근 셰프가 지난달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10년에 걸쳐 세 차례 음주운전을 했다"고 직접 고백하며 사과문을 공개했다. 방송을 통해 쌓아온 이미지와 대비되는 고백은 즉각적인 파문을 불러왔다.
문제는 이 고백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임성근 셰프의 추가 음주운전 전과와 폭행 전과 등이 확인되면서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특히 1999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더구나 당시 임성근 셰프는 이미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집행 유예기간이었으며 무면허 상태였음이 알려지며 '세 차례'라는 그의 설명은 사실과 어긋났다.
이에 시즌2의 최대 수혜자는 순식간에 프로그램 전체의 뒷맛을 흐리게 만든 최대 리스크가 됐다.

더 큰 문제는 제작진의 '사전 인지' 여부다. 논란이 거세지자 임성근 셰프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와의 사전 미팅 당시 "설문지 작성 단계가 있었는데 가장 최근 개인적인 사건사고를 적는 란에 '2020년 음주운전 적발'을 적어서 냈다"고 밝혔다.
그러자 넷플릭스는 <더팩트>에 "사전 검증 과정에서 2020년 발생한 1건의 음주운전 이력을 확인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즉 제작진이 임성근 셰프의 범법 행위를 알고도 출연을 강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물론 넷플릭스는 "추가적인 전과는 고지받지 못했다"며 선을 그었지만, '음주운전'이라는 중대 과실을 한 차례라도 확인했다면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시청자들의 문제 제기는 '모든 전과를 파악했느냐'가 아니라 '확인된 전력이 있었음에도 왜 출연을 강행했느냐'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최소한 한 차례의 음주운전 전과를 인지한 상태에서 그가 프로그램의 주요 출연자로 소비되게끔 방관했다는 사실은 '출연자 검증'의 기준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묻게 한다.
'흑백요리사'는 이제 단순한 예능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 됐다. 출연 셰프의 식당은 줄을 서고, 그들이 내놓은 간편식은 품절 대란을 일으킨다. 이처럼 사회적·경제적 파급력이 막강한 콘텐츠일수록 출연자 검증에 대한 책임은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사실 앞선 시즌1 당시에도 출연자 관련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흑백요리사'다. 그런 프로그램이 새 시즌에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 셈이다. 최강록의 우승으로 완성된 서사와 빠르게 확정된 시즌3의 기쁨 뒤에 '검증 실패'라는 뼈아픈 숙제가 남겨진 이유다.
방송은 막을 내렸지만 넷플릭스가 마주한 '흑백'의 이면은 여전히 존재한다. 다음 시즌을 행복한 부담 속에서 준비해야 할 제작진이 "개인의 이력과 범죄 사실을 파악하는 건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저희가 할 수 있는 걸 하며 보완하려고 한다"는 추상적인 약속을 넘어, 시청자가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검증 시스템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끝>
<관련 기사>
['흑백'의 흑백①] '형'만한 아우 탄생…넷플릭스 필승 IP로 우뚝
['흑백'의 흑백②] '방송'은 끝났지만 '식당'은 이제 시작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