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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신용등급 또 강등…MBK '엑시트의 꿈' 멀어지나
입력: 2022.09.05 13:02 / 수정: 2022.09.05 13:02

"임대임차로 인한 리스 부채…엑시트와 연관 없어"

지난달 30일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더팩트 DB
지난달 30일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또다시 강등된 가운데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엑시트(Exit‧자금회수)는 더욱 묘원해지는 분위기다. 홈플러스는 최근 가성비 갑(甲) '당당치킨'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으나 실적 반등을 꾀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 한기평, 홈플러스 신용등급 'A-'→'BBB+' 하향 조정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30일 홈플러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2월 24일에도 홈플러스의 등급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변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 또한 'A2-'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조정 사유로 △소비트랜드 변화에 따른 대응 지연으로 약화된 사업경쟁력 △영업적자 확대 등 수익창출력 저하 △자산매각에도 불구하고 지속 중인 미흡한 재무안정성 등을 들었다.

사업경쟁력 약화는 한기평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낮추는 주요 원인이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에 피인수된 이후 인수금융 상환에 집중한 결과, 점포 리뉴얼 등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게 집행됐다"며 "점포 노후화로 인해 우수한 입지조건에 불구하고 동사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식품 카테고리에 대한 온라인 채털의 침투율이 높아진 것도 사업경쟁력을 저하시켰다는 평가다.

홈플러스의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기평에 다르면 비효율 점포 폐점과 소비트랜드 변화에 따른 비식품 판매 감소 및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회계연도(FY)21/22(2021년 3월~2022년 2월) 기준 홈플러스 할인점과 SSM(기업형 슈퍼마켓) 매출액은 각각 4조 원, 1조1000억 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8.9%, 11.6% 감소한 수준이다.

재무안정성도 여전히 아쉽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시화점 △울산점 △구미점에 대한 '세일즈 앤 리스백'(Sale & Lease back‧매각 후 임차)을 진행하고 △안산점 △대전둔산점 △대구점 △대전탄방점 △부산가야점 △동대전점 등을 매각했다. 매각대금의 상당부분을 인수금융 상환에 활용하면서 2020년 2월 말 7조1000억 원에 이르던 순차입금이 2022년 5월 말에는 5조3000억 원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5월 말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696.8%, 57.4%에 달하는 형국이다.

최한승 수석연구원은 "홈플러스는 점포 리뉴얼 등 집객력 회복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나, 이커머스와의 경쟁 격화 및 지속적인 점포 구조조정 등을 감안할 때 매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아울러 가격 경쟁 중심의 온라인 매출 비중 증가와 고정비 부담이 높은 오프라인 매출 감소를 감안할 때 영업수익성 개선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내려간 것은 홈플러스만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더팩트 DB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내려간 것은 홈플러스만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더팩트 DB

◆ '당당치킨'도 역부족…현금창출력 약화 지속

또 다른 신용평가기관인 한국신용평가도 홈플러스의 실적 개선까지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한기평과 마찬가지로 소매시장 내 온라인 침투율 상승과 소비패턴 변화 등 비우호적인 영업여건과 부진한 실적을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매출액 대비 인건비, 임차료, 상각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 매출감소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점도 부정적인 전망에 힘을 보탠다는 관측이다.

한국신용평가도 홈플러스의 재무안정성 저하를 우려한다. 지난달 29일 민유성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홈플러스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FY20/21 7351억 원에서 FY21/22 3893억 원 등으로 줄어드는 등 현금창출력이 크게 약화됐다. 이는 CAPEX(자본적지출), 임차료(리스부채 원리금 상환), 자본비용 등 경상적 자금지출에 대응하기 부족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민유성 수석애널리스트는 "2022년 5월 말 기준 순차입금/EBITDA는 20.7배로,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높다. 자금조달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는 임차보증금 및 기업구매카드 유동화 등을 추가로 감안하면 실질 재무부담은 재무제표 상 수치를 상회한다"며 "2022년 5월까지 영업적자가 이어진 가운데, 점포매각으로 인한 영업공백, 지연되고 있는 대형마트 업태 실적 회복세, 이커머스 시장 내 높은 경쟁강도, 매장 리뉴얼 기간 등을 감안할 때 실적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MBK파트너스 측은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하향 등 평가에 대해 홈플러스에만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내려간 것은 홈플러스만이 아니다"라며 "홈플러스는 임대임차로 인한 리스 부채를 안고 있는 것이지 회사가 직접 은행권으로부터 빌린 금융부채 비율이 높아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선은 그었다. 관계자는 "신용등급과 MBK파트너스 측의 투자금 회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 6월 30일부터 판매된 홈플러스의 '당당치킨'(후라이드 기준 1마리 6990원)은 엄청난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 이후 50여 일 만인 지난 21일까지 누적 판매량은 46만 마리로, 하루 1만 마리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조리 노동자들은 거센 업무 강도를 이유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력 충원을 요구하는 등 잡음도 빚어지고 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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