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급 대어' 하현승 거저 얻은 키움…육성 시킬 능력 있나 [김대호의 야구생각]
  • 김대호 기자
  • 입력: 2026.09.14 00:00 / 수정: 2026.09.14 00:00
양키스 300만 달러 거절하고 국내 잔류
류현진 이후 최대어, 꼴찌 키움이 지명권
집중 관리 필요하지만 키움 육성 시스템 의문
부산고 하현승은 이번 시즌 압도적 드래프트 1순위다. 키움의 지명이 확실시된다. 문제는 제2의 류현진으로 꼽히는 하현승을 키움이 제대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다. /공동취재단
부산고 하현승은 이번 시즌 압도적 드래프트 1순위다. 키움의 지명이 확실시된다. 문제는 제2의 류현진으로 꼽히는 하현승을 키움이 제대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다. /공동취재단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프로야구 2027년 신인 드래프트가 오는 21일로 다가왔다. 최대어인 부산고 투타 겸업 하현승(18)의 거취는 지난해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로 사실상 결정됐다. 하현승은 마지막 시험 무대인 U-18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여 경쟁자가 없음을 입증했다. 키움은 2025년 정현우(덕수고), 2026년 박준현(북일고)에 이어 3년 연속 전체 1번 지명권을 행사한다. 이를 두고 비판이 거세다. 만년 꼴찌 키움이 최고 유망주를 독식하는 게 맞냐는 지적이다.

키움의 낙후된 구단 운영 시스템과 열악한 훈련 시설, 뒤떨어지는 코칭 스태프 능력으로 하현승 같은 ‘국보급’ 선수를 키워낼 능력이 있는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현승은 류현진 이후 최고의 왼손 투수로 평가받는다. 195cm, 97kg의 탁월한 피지컬에 150km를 가볍게 던지는 강한 어깨를 타고났다. 더욱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은 완성도와 운동 능력이다.

고교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구위뿐 아니라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도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야구 지능이 매우 높아 타자 상대 요령도 뛰어나다. 큰 체격에 비해 발도 빠르다. 놀라운 사실은 하현승의 타력이다. 하현승은 "투구보다 타격에 더 자신 있다"고 말한다. 하현승은 이번 시즌 투수로 14경기에서 45⅔이닝을 던져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39를 기록했다. 볼넷 12개에 삼진은 77개였다. 타자로는 24경기에서 타율 .383, 3홈런, 21타점을 올렸다. 하현승은 프로서도 투타 겸업을 꿈꾼다.

하현승은 투-타에서 엄청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뉴욕 양키스로부터 계약금 300만 달러를 제시받았지만 거절하고 국내 잔류를 선택했다. /한화 이글스
하현승은 투-타에서 엄청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뉴욕 양키스로부터 계약금 300만 달러를 제시받았지만 거절하고 국내 잔류를 선택했다. /한화 이글스

미국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구단 뉴욕 양키스는 하현승에게 계약금 300만 달러(약 40억 원)를 제시했다. 파격적인 금액이다. 역대 가장 많은 계약금을 받은 국내 선수는 김병현의 220만 달러(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다. 양키스가 하현승에게 거금을 제안한 건 단지 150km의 빠른 공을 던져서가 아니다.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하현승은 양키스의 제의를 뿌리치고 국내 프로 무대 진출을 선언했다. 한기주가 2006년 KIA 타이거즈로부터 받은 최고 계약금 10억 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여기서 다시 키움의 능력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하현승이 양키스 대신 국내 구단을 선택한 건 미국 진출을 포기해서가 아니다. 단지 그 시기를 미뤘을 뿐이다. 국내에서 기량을 쌓은 뒤 포스팅이나 FA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키움에서 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성장해야 한다. 선수 자신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구단의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이 받쳐줘야 한다.

키움 왼손 투수 정현우는 2025년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지만 선발 불펜을 무차별로 오가며 이렇다 할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키움 왼손 투수 정현우는 2025년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지만 선발 불펜을 무차별로 오가며 이렇다 할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안타깝게도 키움의 현실은 암울하다. 특히 투수 육성 부문에선 걱정이 앞선다. 2025년 전체 1번으로 지명된 정현우도 고교 시절 완성형 투수였다. 키움은 장고 끝에 정우주(한화 이글스)를 포기하고 정현우를 선택했다. 입단 첫 시즌부터 선발로 투입했다. 2년째인 이번 시즌 정현우는 선발, 불펜 모두 자리를 잡지 못하고 평범한 투수가 됐다. 이번 시즌 정현우의 성적은 15경기에서 20이닝을 던져 1승 2패, 평균자책점 9.90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2026년 전체 1번 박준현은 어떤가. 키움은 박준현에게 개막부터 선발 중책을 맡겼다. 18경기에서 81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5.51, 1승 8패를 기록 중이다. 아직 판단하긴 이르지만 전도유망한 선수를 이런 식으로 소모하는 게 맞는지 서글프다. 키움은 이 밖에도 트레이드 등으로 신인 지명 카드를 수집해 많은 유망주를 영입했지만 기대만큼 성장한 투수는 거의 없다. 과연 키움의 육성 시스템이 존재하는지 의심스럽다.

키움은 이번 시즌 포함해 4년 연속 꼴찌가 확정적이다. 이 때문에 해마다 고교 최고 유망주를 영입하지만 육성엔 실패했단 지적을 받고 있다. /뉴시스
키움은 이번 시즌 포함해 4년 연속 꼴찌가 확정적이다. 이 때문에 해마다 고교 최고 유망주를 영입하지만 육성엔 실패했단 지적을 받고 있다. /뉴시스

키움 출신 이택근은 얼마 전 자신의 유튜브에서 키움 벤치와 프런트의 운영 방식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젊은 투수들의 경험을 명목으로 그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멘탈과 신체적 상처를 입힌다고 꼬집었다. 결과 없는 리빌딩은 공멸을 불러올 뿐이라고 일갈했다. 신인 유망주, 특히 하현승 같은 보기 드문 인재는 집중 관리가 필수다. 장기적인 육성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 전담팀이 필요하다면 만들어야 한다. 1군 진입 시기가 중요하지 않다. 신인왕은 의미 없다. 3년 뒤, 5년 뒤 하현승을 어떤 모습으로 성장시킬지 기획하고 단계별로 실천해야 한다. 조급하게 서두르면 안 된다. 키움에게 이런 장치가 준비돼 있는지 묻는다.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볼 것이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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