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솔 독주 막아선 '절친' 서교림...시즌 여왕 경쟁 불붙였다 [박호윤의 IN&OUT]
  • 박호윤 기자
  • 입력: 2026.08.16 18:15 / 수정: 2026.08.16 18:15
서교림, 최종일 8언더파 몰아쳐 3타차 뒤집고 시즌 3승
김민솔과 다승 공동 선두, 포인트와 평균타수는 역전
이제부터 진짜 승부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우승, 시즌 3승을 달성한 서교림이 트로피를 든 채 주목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KLPGA제공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우승, 시즌 3승을 달성한 서교림이 트로피를 든 채 주목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KLPGA제공

[더팩트 | 박호윤 전문기자] 거침없는 행보로 독주하던 김민솔(20·두산건설)에게 제대로 된 적수가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누구보다 가까운 국가대표 출신 동갑내기 친구다.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슈퍼 루키’ 돌풍을 일으키며 전관왕까지 바라보던 김민솔이 국가대표 시절부터 함께했던 절친 서교림(20·삼천리)에게 일격을 당했다.

서교림은 16일 경기도 포천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쓸어 담고 보기는 하나로 막으며 8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김민솔을 2타 차로 따돌렸다. 공동 선두 김민솔에게 3타 뒤진 채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서교림이 만들어낸 짜릿한 뒤집기였다.

이번 우승으로 서교림은 시즌 3승째를 거두며 김민솔과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김민솔이 시즌 4승으로 달아나며 독주 체제를 굳힐 뻔했던 다승 경쟁은 한순간에 3승 대 3승의 팽팽한 구도로 바뀌었다.

#다승 공동 선두-상금은 김민솔, 대상포인트와 평균타수는 서교림이 각각 1위

개인 타이틀 경쟁에도 지각변동이 생겼다.

서교림은 대상 포인트 80점을 추가해 390점으로 김민솔(353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우승 상금 2억1600만원을 보태 시즌 상금도 10억1676만원으로 늘렸다. 11억2162만원의 김민솔과 격차는 약 1억원으로 좁혀졌다. 공교롭게도 두 절친은 나란히 시즌 상금 10억원을 ‘사이좋게’ 돌파했다.

평균타수에서도 서교림이 70.297타로 선두에 나섰다. 김민솔(70.407타)은 3위다. 불과 얼마 전까지 김민솔의 ‘전관왕’ 가능성이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서교림이 그 타이틀들을 하나씩 위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승부는 후반 9홀에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서교림은 마지막 날 하루에만 무려 8타를 줄였다. 선두권 선수들이 우승 압박을 받는 최종 라운드에서 64타를 몰아쳤다. 누군가 무너지기를 기다려 얻은 역전승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낸 역전승이었다.

반대로 김민솔에게는 단 한 번의 큰 실수가 너무나 뼈아팠다. 장타가 최대 무기인 김민솔에게 타수를 줄여야 할 파5 14번홀이 오히려 치명적인 덫이 됐다. 티샷 실수로 위기에 빠진 끝에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우승 경쟁의 흐름을 서교림 쪽으로 넘겨줬다. 골프에서 파5는 장타자에게 가장 좋은 기회다. 그런 점에서 김민솔에게 14번홀은 더욱 아쉬웠다. 버디를 노려야 할 홀에서 오히려 두 타를 잃으면서 서교림의 거센 질주를 따라잡을 동력을 잃었다.

2006년생 동갑내기인 서교림과 김민솔은 아마추어 시절 나란히 국가대표로 뛰었던 오랜 친구다. 서로의 우승을 축하하고 응원할 만큼 가까운 사이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공교롭게도 시즌 최고의 자리를 놓고 다투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됐다.

둘의 경쟁은 올 시즌 내내 엎치락뒤치락했다. 김민솔이 먼저 시즌 2승을 거두며 대상과 상금, 다승 선두로 치고 나가자 서교림도 곧바로 시즌 2승을 거두며 대상 1위를 되찾았다. 이후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는 김민솔이 우승하며 먼저 3승 고지에 올라 다시 앞서갔다.

서교림이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 시상식에서 우승을 축하하는 꽃세례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KLPGA제공
서교림이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 시상식에서 우승을 축하하는 꽃세례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KLPGA제공

#6월 한달은 '둘만의 세상'...4개 대회에서 2개씩 교대로 우승

특히 6월 한 달은 마치 두 친구만의 우승 경쟁을 보는 듯했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는 서교림이 우승했고, 다음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에서는 김민솔이 정상에 올랐다. 이어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즈에서는 다시 서교림,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는 다시 김민솔이 우승했다.

서교림-김민솔-서교림-김민솔

4개 대회의 우승컵을 두 친구가 사이좋게 하나씩 주고받았다. 가까운 친구이자 시즌 최고의 경쟁자로 변해가는 둘의 관계를 이보다 잘 보여주는 장면도 드물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시 서교림이 응수했다. 김민솔이 시즌 4승으로 달아나려는 순간 서교림이 역전 우승으로 자신의 세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 명이 달아나면 다른 한 명이 따라잡는 형국이다.

이번 대회 결과가 단순한 우승 한 번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민솔이 우승했다면 다승 경쟁은 4승 대 2승으로 벌어졌다. 대상과 상금에서도 김민솔의 독주 체제가 더욱 굳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3승 대 3승. 대상 포인트에서는 서교림이 김민솔을 추월했다. 상금에서는 나란히 10억원을 돌파하며 약 1억원 차로 좁혀졌다. 평균타수에서도 서교림이 선두로 올라섰다.

김민솔이 꿈꾸던 ‘전관왕 독주’에 가장 강력한 제동이 걸린 셈이다. 그리고 그 제동을 건 사람이 다름 아닌 국가대표 시절부터 함께 성장해온 동갑내기 친구라는 점이 흥미롭다. 지난해 신인왕 서교림과 올해 신인왕을 사실상 예약해 놓은 김민솔. 국가대표 동료였던 두 친구가 이제 KLPGA 투어의 시즌 여왕 자리를 놓고 정면으로 맞서게 됐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김민솔의 독주로 끝날 것처럼 보였던 2026년 KLPGA 투어의 타이틀 경쟁은 다시 뜨거워졌다. 가장 가까운 친구가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됐다.

이제 진짜 승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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