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규의 '창'] '4승 2무' 홍명보호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입력: 2024.11.23 00:00 / 수정: 2024.11.23 00:00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6경기 4승 2무로 올 해 마무리
4연승에 '기대', 팔레스타인과 2무에 '우려' 교차


많은 논란 속에 출범한 홍명보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 B조 6경기에서 4승 2무의 성적으로 올 한 해 예정된 A매치를 마무리했지만 기대와 우려의 두 가시 시선을 받고 있다./암만=KFA
많은 논란 속에 출범한 홍명보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 B조 6경기에서 4승 2무의 성적으로 올 한 해 예정된 A매치를 마무리했지만 기대와 우려의 두 가시 시선을 받고 있다./암만=KFA

[더팩트 | 박순규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에서 홍명보호가 4승 2무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올 한 해 A매치 일정을 마무리했다. 출발부터 쉽지 않은 항해를 예고했던 홍명보 감독은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고 4연승이라는 희망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팔레스타인과 두 차례 무승부를 통해 팬들의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과연 홍명보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행복의 문이 열릴 때 위기의 창도 열린다'는 말처럼, 홍명보호는 4연승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 조 최하위 팔레스타인과 또 무승부에 그침으로써 실망을 불러들였다. 지난 19일 팔레스타인과 원정 6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면 올 해 예정된 3차예선 6경기를 5승 1무로 마감하며 내년을 기분좋게 준비할 수 있었을 텐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무승부를 거두며 위기 의식 또한 가슴 한편에 남겨두게 됐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중동 원정 2연전을 마치고 귀국한 21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중동 원정 2연전을 마치고 귀국한 21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현재의 홍명보호는 4연승으로 보여준 가능성과 팔레스타인전에서 드러난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홍명보호는 초반 4연승을 통해 조직력을 다지고,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이며 팬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특히, 배준호 오세훈 오현규 황인범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고, 미래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었다.

4연승은 또한 감독의 전술적 역량과 선수들과의 호흡이 점차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10월 '캡틴' 손흥민이 부상으로 제외된 가운데 한국을 뒤쫓는 이라크 요르단을 제압하면서 고비를 넘긴 것도 평가할 만하다.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세대교체를 이끌었고, 이들이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점은 장기적으로 팀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전술적 한계와 위기 대처 능력 부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팔레스타인전에서 드러난 선수들의 집중력 부족, 전술적 대응 실패, 상대 변화에 따른 벤치의 대처 부족, 경기장 안팎의 원팀 조직력 등은 앞으로 계속 보완이 필요한 대목으로 보인다.

한국의 캡틴 손흥민(가운데)이 11월 14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5차전 전반 A매치 통산 50호골을 기록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AFC
한국의 '캡틴' 손흥민(가운데)이 11월 14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5차전 전반 A매치 통산 50호골을 기록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AFC

선제 실점의 빌미가 된 수비 불안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특정 선수의 문제가 아니라 수비진의 조직력을 강화하고, 선수 개인의 수비 능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세트피스 강화는 필수적이란 지적도 받았다.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득점과 실점은 경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세트피스 훈련을 강화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전담 코치 보강도 생각해볼 대목이다.

상대팀의 전술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전술도 아쉽다. 한국은 특히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한 징크스를 보여왔다. 이건 경기에 대한 집중력과 전술적 대비와도 연관성이 있는 대목인데, 팔레스타인과 원정 '리턴 매치'에서는 모두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팔레스타인과 1차전을 치러봤다면 두 번째 대결에선 좀 더 다른 선수 구성으로 상대를 제압해야 하는데 똑 같은 패턴으로 상대하다 기대했던 결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원정 2연전에 따른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을 원인으로 들기도 했는데, 그렇다면 쿠웨이트전 멤버 그대로 선발로 내세운 건 판단을 잘못한 것 아닌가. 또 후반 선수 교체 역시 전술적 변화보다 선수 개인의 능력 부족을 대체하는 수준으로 처방을 내리면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비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받고 있는 홍명보호는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물론 48개국으로 대폭 확대된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여야한다는 목표를 안고 있다. 사실상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출전하는 마지막 월드컵 무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홍명보호는 올 한 해 논란 속에서 보여준 4연승이라는 열매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팔레스타인과 2무 결과에 초점을 맞추면서 내년을 대비했으면 한다.

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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