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희 반등 함께한 지도자, APBC 대표팀서 새로운 시험대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롯데 자이언츠에서는 다음 시즌을 함께하지 못하게 됐지만, 타자를 지도할 무대는 이어진다. 코칭스태프 개편 속에 롯데를 떠나는 정경배 타격코치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서 새로운 과제를 맡았다. 사직에서 타선의 반등을 함께했던 경험을 국가대표팀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8일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2026 APBC 대표팀 코칭스태프 구성을 발표했다. 정 코치는 타격 부문을 담당한다. 지도자로서는 첫 대표팀 합류다. 대표팀은 11월 2일부터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합숙훈련에 들어간다.
정 코치의 롯데 생활을 돌아볼 때 주목할 대목은 시즌 중 타선의 변화다. MHN이 29일 보도한 기간별 기록에 따르면, 정 코치가 1군에 합류한 6월 4일을 전후로 롯데의 팀 타율은 0.257에서 0.281로 높아졌다. 해당 기간 순위도 7위에서 2위로 달라졌다. 6월 4일 이후 안타는 889개로 같은 기간 가장 많았다.
이는 시즌 최종 팀 타율 순위가 7위에서 2위로 바뀌었다는 뜻은 아니다. 합류 이전과 이후를 나눠 비교한 수치다. 최종 팀 타율은 0.272로 전체 10개 팀 중 4위를 기록했다. 다만 정 코치가 타격 지도에 참여한 시기에 롯데 타선의 안타 생산이 개선됐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한동희의 장타력 회복도 눈에 띈다. 한동희는 올 시즌 10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 25홈런, 81타점, OPS 0.915를 기록했다. 정경배 코치의 지도 경험을 평가할 때 살펴볼 성과지만, 이 기록만으로 코치 개인의 기여도를 분리해 판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한동희가 부상자명단과 엔트리 말소 기간을 거쳐 6월 16일 복귀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물론 이 기록만으로 정 코치가 반등을 만들어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타격 성적에는 선수의 훈련과 몸 상태, 실전 적응, 상대 투수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언과 훈련이 효과를 냈는지는 선수와 지도자의 설명이 더 필요하다. 정 코치의 몫은 선수들이 이뤄낸 변화를 지원한 지도자의 역할 안에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고 코칭스태프에서 제외됐다는 이유로 그동안의 기여까지 낮춰볼 필요도 없다. 새 감독 체제의 인선에는 지도 능력뿐 아니라 운영 방향과 보직 구성 등 여러 판단이 반영된다. 롯데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과 정 코치가 참여한 타선의 반등을 평가하는 일은 함께 가능하다.
대표팀 선임 역시 그의 경험을 활용할 새로운 기회다. KBO는 이번 인선에서 대표팀 운영에 대한 이해도나 최근 현장 지도 경험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롯데에서의 성과에 대한 직접적인 포상으로 확대해석할 근거는 없다.
이제 정 코치는 서로 다른 소속팀에서 모인 타자들을 짧은 기간 안에 파악해야 한다. 각자의 타격 특성을 살리면서 상대 투수에 대응할 준비를 돕는 일이 중요하다. 시즌을 길게 함께하는 구단과는 다른 지도 역량이 요구된다.
정 코치에게 필요한 평가는 과장된 ‘매직’도, 결별에 따른 성급한 폄하도 아니다. 롯데 타선의 반등 과정에 함께한 경험은 분명한 자산이다. 그 경험의 가치를 다음 무대에서 보여줄 기회가, 첫 태극마크와 함께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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