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한화 이글스 팬들은 지금도 열광하고 있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갈망한다. 홈구장은 매일 매진이다. 그사이 팀은 썩어들어가고 있다. 소모품으로 전락한 투수들은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구단의 육성 시스템도, 방향성도 없다. 오직 하루살이 땜질식 기용뿐이다. 한화는 오랜 암흑기를 보냈다. 그 덕분에 빼어난 고교 투수들을 줄줄이 뽑았다. 2022년 문동주, 2023년 김서현, 2024년 황준서 등 3년 연속 전체 1번으로 고교 최고 투수를 지명했다. 전체 2번인 2025년 정우주도 1번이나 마찬가지다. 키움 히어로즈가 실전형인 정현우를 뽑는 바람에 대어가 굴러 들어왔다.
지금 이들은 어떻게 됐나. 문동주는 5월 20일 미국에서 어깨 수술을 받고 기나긴 재활에 들어갔다. 내년 복귀도 불투명하다. 문동주는 이전에도 부상을 달고 살았다. 올해 2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어깨 이상으로 WBC에서 탈락했다. 그런데도 시즌 초부터 무리하게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갔다가 대형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정상 복귀를 장담할 수 없다.

김서현은 ‘슬픈 이름’이다. 채 완성되지 않은 상품을 시장에 내다 판 격이다. 선수는 제 갈 길을 잃고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감당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 입단 당시 보였던 자신감은 사라진 지 오래됐다. 뒤늦게 2군에서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있다. 앞날이 잿빛이다.
황준서는 고교 시절 ‘제2의 김광현’으로 불렸다. 완성형 투수라는 평가를 들었다. 데뷔하자마자 1군 무대에 선발로 등판했다. 얻어 터졌다. 안일한 도전의 대가는 가혹했다. 황준서는 지금 평범한 투수가 됐다. 땜질 선발이나 무게감 없는 불펜 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
정우주는 한국 야구를 이끌 대형 투수로 각광 받았다. WBC 대표팀에 당당히 뽑혔다. 소속팀에 돌아온 뒤 선발, 불펜을 정신없이 오갔다. 기량이 퇴보했다. 구속은 떨어졌고, 제구력도 흔들리고 있다. 선발도 아니고, 불펜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 놓였다. 불길한 기운이 감돈다.

구단의 투수 육성에 대한 시스템과 방향성이 없다. 하위권을 벗어나고픈 욕망, 팬들의 함성이 짓누를 뿐이다. 육성은 없다. 당장 1군 구멍을 메우는 것이 급선무다. 3년 뒤, 5년 뒤를 내다볼 여유가 없다. 투수들만 멍든다. 유망주 이름만 바뀔 뿐 소모품이다. ‘뽑는 거 보다 키우는게 중요하다’는 상식이 왜 이 팀엔 통하지 않을까. 서글픈 한화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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