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박준현, ‘한 줄 사과’가 그렇게 어렵나 [김대호의 야구생각]
  • 김대호 기자
  • 입력: 2026.01.16 00:00 / 수정: 2026.01.16 00:00
'서면 사과' 불응, '떳떳하다'는 입장 고수
'학폭' 인정에도 잘못 받아들이지 않아
피해자 상처는 갈수록 깊어져
박준현의 학폭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박준현은 서면 사과를 거부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상적인 선수 생활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뉴시스
박준현의 '학폭'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박준현은 '서면 사과'를 거부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상적인 선수 생활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뉴시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진정한 사과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정말 털끝만큼의 잘못도 없는가. 피해자는 없는 일을 만들어 낸 것인가. 지나가다 어깨만 스쳐도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다.

박준현(19)의 천안북일고 야구 동료 A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혼합형 불안 및 우울장애 진단을 받았다. 박준현의 거듭된 언어폭력과 따돌림에 괴로움을 겪다 야구 유니폼도 벗었다. 지난해 12월 8일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박준현의 학교폭력을 인정하고 1호 처분인 ‘서면 사과’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박준현은 시한인 지난 8일까지 ‘서면 사과’를 하지 않았다. 시종일관 ‘떳떳하다’는 입장이다.

박준현의 법률대리인은 "서면 사과는 형식적인 조치인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과와 혼돈될 수 있어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준현은 잘못이 없다는 태도다. 설령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상대가 피해를 호소하면 사죄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물며 박준현의 언어폭력은 사실로 인정됐다. 피해자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는데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문제 될 게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다.

박준현은 천안북일고 시절 동료선수에 언어 폭력과 따돌림을 행사해 충남교육청으로부터 서면 사과 조치를 받았다. /한화 이글스
박준현은 천안북일고 시절 동료선수에 언어 폭력과 따돌림을 행사해 충남교육청으로부터 '서면 사과' 조치를 받았다. /한화 이글스

‘서면 사과’는 이행하지 않아도 징계 기록이 졸업 즉시 삭제된다. 강제 조항이 아니다. 박준현 측은 이 점을 의식했을 수 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키움 히어로즈의 안일한 자세도 박준현의 ‘잘못된 대응’을 부채질하고 있다.

KBO는 박준현 문제를 자신들의 소관 사항이 아니라고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KBO 규약엔 분명하게 명시돼 있다. 규약 151조에 따르면 과거 학교폭력 등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경우 총재는 실격 처분, 직무 정지, 참가 활동 저지, 출장 정지, 제재금 부과, 경고 처분 등의 제재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아마추어 시절 저지른 학교폭력도 징계 대상이다. 키움 역시 박준현의 입장만 지켜볼 뿐 방관하고 있다. 키움은 오는 22일 떠나는 대만 카오슝 전지훈련 명단에 박준현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는 생각지도 않고 있다.

박준현이 끝내 사과하지 않는다 해도 법적으로 다툴 방법은 없다. 말 그대로 ‘서면 사과’는 형식적인 조치다. KBO와 키움이 눈 감아 준다면 선수 생활에도 지장이 없다. 하지만 박준현이 ‘올바른 인간’으로 대접받는 건 포기해야 한다. A는 박준현과 같은 학교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던 동료 선수였다. 동기생 친구였다.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친구에게 사과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진정한 사과 한 마디에 상처가 치유되는 것이다. 피해자가 있는데 ‘떳떳하다’는 게 무슨 궤변인가.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마운드에 서는 박준현을 보고 싶지 않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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