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후보→꼴찌, 꼴찌 후보→2위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고 있다. 리그 정상급 전력이라고 평가 받았던 한화 이글스와 최하위를 허덕일 것으로 전망됐던 넥센 히어로즈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흔히 말하는 'DTD'(Down Team is Down)와 'UTU'(Up Team is Up)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정말 내려갈 팀과 올라갈 팀은 정해져 있는 것일까.
김성근 감독 취임과 동시에 두둑한 돈다발은 무기로 3년 연속 FA 시장 거물로 자리매김한 한화. 지난 2014년 정근우(70억 원), 이용규(67억 원)를 시작으로 2015년엔 송은범(34억 원)-배영수(21억5000만 원)-권혁(32억 원)을 차례로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올해도 아낌없이 투자했다. '내부 FA' 김태균(84억 원), 조인성(10억 원)을 비롯해 각각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로부터 정우람(90억 원), 심수창(13억 원)까지 영입했다. 여기에 정상급 외국인 선수 에스밀 로저스(190만 달러)와 윌린 로사리오(130만 달러)까지 불러들이며 9년 만의 가을 야구는 물론이고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시즌 초반 행보는 실망 그 자체다. 한화는 7일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과 홈 경기에서 3-7로 패했다. 5경기를 치른 가운데 1승 4패로 최하위로 처져 있다.
현재 한화는 선발 야구가 되지 않고 있고 불펜진은 벌써부터 과부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와 비슷한 현상이다. 이날 송은범(5.1이닝 5실점)이 처음으로 5이닝 이상 피칭을 보였으나 성적은 부진했다. 7일까지 송은범-김재영-알렉스 마에스트리로 이어진 한화 선발진은 평균 3.3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치고 있다. 반면 불펜은 무려 평균 6.4이닝을 책임졌다. 부상으로 2군에 머물러 있는 '에이스' 로저스를 비롯해 이태양, 심수창, 배영수, 송신영의 합류가 절실한 상황이다.
시즌 전 야구 전문가들로부터 '꼴찌 후보'로 거론됐던 넥센은 우려와 달리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를 상대로 연달아 위닝 시리즈를 챙기며 LG 트윈스(3승 1패)에 이어 2위(4승 2패)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투타에서 전력 누수를 피하지 못했던 넥센이다. '중심 타선' 박병호와 유한준은 각각 미네소타 트윈스와 kt wiz로 떠나보냈고, '소방수' 손승락은 롯데로 향했다. 설상가상으로 한현희와 조상우는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투타 핵심 자원들이 연달아 이탈하며 '꼴찌 후보'로 전락했다.
6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넥센은 투타에서 안정된 전력을 보이고 있다. 3.98로 팀 평균자책점 4위, 팀 타율은 2할4푼1리로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팀 평균자책점 4위, 팀 평균 타율 2위)와 비교해 방망이가 식긴했으나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박동원이 타점 1위(9타점)에 올라 있고,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은 7일 한화전에서 마수걸이 홈런포를 작렬하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이제 막 시작된 페넌트레이스. 시즌 초반 성적으로 전체 성적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DTD와 UTU의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또 다른 흥밋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