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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3시즌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린 잠실 구장을 찾은 20년 지기 두산 열혈팬 이윤서씨 / 잠실=이성노 인턴기자 |
시간이 돼서 2시에 경기장에 왔어요. 두산 팬이라면 당연한 거 아니에요?(웃음) 일찍 와서 선수들 연습하는 것도 보고 두산 야구용품점에서 이것저것 구경 했어요. 두산 경기가 있는 날엔 시간이 되면 최대한 일찍 오려고 해요. 야구장에 오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해요.(웃음)
- 야구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때 박철순 선수를 좋아했어요. 자연스럽게 베어스를 응원하게 됐죠. 부상에도 재기에 성공한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당연히 박철순 선수의 은퇴경기도 찾았고요. 그 후 특별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두산 홈 경기가 있으면 꼭 야구장을 찾아요.
- 온통 두산 베어스 마크가 들어간 옷인데.
이것 말고도 집에 더 있어요. 원래 두산 유니폼을 입고 오려고 했는데 날씨가 추워서 후디와 점퍼를 입고 왔어요. 특별히 오늘은 두산 우승을 위해서 머리띠도 구매했어요. 안방인 잠실에서 꼭 두산이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두산 화이팅!
- 남자친구는 있는지.
천생연분인 것 같아요. 남자친구도 두산 팬이거든요. 이번에는 회사 일이 바빠서 같이 오지 못했어요. 아쉬운 마음에 친구들을 데리고 왔죠.(웃음) 평소 남자친구와 만나면 온통 두산 이야기를 해요. 공감대가 형성되니까 사이도 더욱 좋아지는 것 같아요. 시간이 맞으면 남자친구와 함께 야구장도 많이 찾아요. 야구장에 못 오면 핸드폰으로 두산 경기 소식을 실시간으로 중계해줘요.(웃음)
- 야구장을 많이 찾으면 특별한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은데.
응원에 열중하다 보면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해요.(웃음) 예전에 인천 문학 구장을 혼자 찾은 적이 있었어요. 당시 1루에서 경기를 관전했는데 제 주위에는 온통 SK 팬이었죠. 혼자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두산이 점수를 뽑고 혼자 기뻐하니까 옆에 있던 SK 팬들이 은근히 눈치를 주더라고요. 살짝 무섭기도 했는데 꿋꿋하게 두산을 응원했어요! 응원 덕분인지 두산이 이겨서 정말 좋았어요.(웃음)
- 우승까지 1승 남았는데.
준플레이오프부터 힘들게 여기까지 올라왔어요. 두산 선수들이 매우 힘들 거에요. 오재원 선수가 한국시리즈 4차전에 부상을 당했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이제 우승까지 딱 1승 남았는데 다치지 않고 경기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선수들 부상도 많고 힘든 경기가 계속되면서 정신적 체력적으로 힘들 거로 생각하지만,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시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 플레이오프에서 라이벌 팀 LG를 이겼는데.
전 처음부터 당연히 이길 거라 믿었어요. LG는 오랫동안 가을 야구 경험이 없잖나요. 오히려 넥센과 경기가 아슬아슬했어요. 넥센이 LG보다는 더 짜임새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친한 친구 중에 LG 팬이 많이 있는데 플레이오프 동안 서로 이긴다고 난리였다. 결국, 두산이 이겼을 때 LG 팬 친구들은 며칠 동안 전화를 안 받더라고요. 잠시 사이가 멀어지기도 했어요.(웃음)
- 정규시즌 4위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는데.
정말 뿌듯해요. 준플레이오프 넥센전에서 2연패 후 3연승 했을 때 '이제 됐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드라마 같은 극적인 경기를 많이 해서 선수들이 많이 지쳤을 거에요. 그동안 두산이 준우승 횟수가 많아 아쉬웠지만 올 시즌은 기적 같은 우승 하리라 믿어요. 준플레이오프부터 기적을 만들고 있잖아요.(웃음) 혹시, 우승을 못 해도 이 정도 경기력과 성적에 만족해요.
- 현재까지 본인이 생각하는 포스트시즌 MVP를 뽑자면.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매 경기 새로운 선수들이 나타났어요. 이점이 두산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온 원동력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굳이 한 명을 꼽자면 저는 정수빈 선수 아닌가 싶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거든요.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못 하는게 없잖아요. 특히 LG와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에서 김현수 선수를 대신해 들어와 호수비를 펼치는 장면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요. 정수빈 선수 한국시리즈도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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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온 친구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이윤서씨.(가운데) |
정말 멋진 경기를 했는데 홈에서 우승을 못 해 너무 아쉬워요. 하지만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경기를 끝낸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이제 대구 내려가서 우승 확정 지어야죠!
- 대구에 가서 경기를 펼치는 두산 선수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회사가 걸리긴 하지만 저도 상황이 된다면 대구에 내려가서 두산을 응원할 거에요. 두산 선수들 지금까지 너무 잘해줬어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지금 하시는 만큼 열심히 해서 우승하길 바랄게요. 비록 오늘은 졌지만, 두산의 우승은 의심치 않습니다! 두산 브이 포, 화이팅!
- 본인에게 야구란.
저에게 야구는 좋은 추억과 같아요. 시간이 지나고 해가 바뀔수록 두산에 대한 좋은 추억이 쌓여가요. 비록 최근에 우승은 못 했지만, 가을에 꾸준히 야구를 했잖아요. 가을이 되면 두산이 먼저 떠올라요. 또 예전 선수를 보면 옛 추억을 되새길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은퇴한 선수나 팀을 옮긴 선수를 보면 '아, 저 선수 예전에 두산에서 정말 잘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도 모르게 그 당시를 생각하며 미소를 머금게 돼요. 두산은 언제나 저에게 좋은 추억만 주는 존재죠. 앞으로도 많은 추억이 쌓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