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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현은 LG 투수 봉중근과 난투극을 벌였지만 특별한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경기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 노시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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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현은 '다시 싸우면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질문에 "당연히 내가 지죠"라며 웃었다. |
당시 0-1로 뒤진 5회말 봉중근은 두산 고영민의 2루타에 이어 연속안타와 수비실책으로 3점을 내줬다. 기분이 상한 봉중근은 타석에 들어선 안경현의 머리 쪽으로 빈볼을 던졌다. 화가 난 안경현은 곧바로 마운드로 뛰어가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안경현은 자세를 낮춰 주먹을 피한 봉중근의 '업어치기'에 당해 바닥을 뒹굴어야 했다. 이를 본 양팀 선수들은 벤치클리어링 사태까지 일으켰고, 7분여 가량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두 선수는 퇴장을 당했지만 그 일이 계기가 됐는지 타선이 폭발한 두산은 LG를 11-4로 크게 이겼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잘못을 인정한 봉중근은 다음날 안경현을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했고 그렇게 사건은 마무리됐다.
"그때도 그랬지만 특별한 감정이 남진 않았어요"라는 안경현에게 취재진은 짖궃은 궁금증이 생겼다. "그때는 못 때리셨잖아요. 지금 싸우면 누가 이길 것 같아요?" 그러자 그는 "당연히 내가 지죠. 나이 차도 있고"라며 손사래를 쳤다. 안경현은 봉중근보다 10살 위다.
하지만 결국 사실상 이 사건의 승자는 안경현이었다. 그날 이후 안경현은 6월까지 꾸준히 안타를 치며 한때 2할대 중반의 시즌 타율을 3할대로 끌어올렸고, 봉중근은 사건 당일 4.1이닝 5실점으로 한국 무대 복귀 후 첫 패전의 멍에를 쓴데 이어 5월 한 달간 승리 없이 3패에 방어율 9.15로 처참히 무너졌다. 이후에도 알 수 없는 슬럼프에 빠져 6승7패 방어율 5.32의 부진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글 = 박소연 인턴기자, 사진 = 노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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