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거침없는 언사가 '양날의 칼'이 될지 주목된다. 정치권은 이 대표의 소통 능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일부분 우려를 내비쳤다. 지난 13일 여야 회동에 대해 설명하는 이 대표. /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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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당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선된 지 한 달이 됐다. '이준석 돌풍'을 일으키며 정치권에 세대교체 담론, 능력·자격·공정 담론을 불러온 그는 한 달간 국민의힘에서 무엇을 했을까. '따릉이' 출근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세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이 대표의 지난 한 달을 조명하며 대중정당으로서 국민의힘의 현재 위치와 향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말 많은 당 대표' 대선 흥행에 도움?…"소통하는 것 좋다"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은 박정희." "여가부는 빈약한 부서를 갖고 캠페인 정도 하는 역할로 전락했다." "국민의힘이 유력 대권주자 한 분에게 (정권교체) 플랫폼으로 인정받은 것."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평소 거침없는 언사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 정평이 나있다. 대표로 선출되기 전 17개가 넘는 방송 프로그램 패널로 '입담 실력'을 쌓아온 이 대표는 정치권에서 '이슈 메이커', '대형 스피커'로 분류된다.
이 대표는 취임 한달이 넘은 최근까지도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비판적인 시각으로 수시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취재진과 백브리핑을 진행할 때도 막힘없이 대답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적극적이고 확실한 태도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거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성가족부·통일부 폐지 논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후 파기는 현재까지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면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꼽기도 했다. 지난 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 /이선화 기자 |
◆이준석, 지지층 공략? "박정희, 경제발전 선도…독재는 아쉽"
이 대표는 최근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그는 16일 공개된 일본 주요 일간지 아사히 신문과 인터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의 경제발전을 선도했기 때문에 가장 존경한다"며 "그 후 독재자의 길로 들어선 것은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발혔다.
이어 "나를 정치권에 발탁한 것은 그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면서 "박 전 대통령이 탄핵에 몰리고 감옥에 가는 것을 보고 새로운 보수 정치를 이끌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면서 재차 '탄핵의 강'을 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선거를 한 번도 치르지 못해 미숙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본인 인기가 매우 높아 어디를 가나 환영받는다. 그래서는 지지하는 사람들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잘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것을 파악할 수 있게 되면 윤 전 총장의 메시지는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지지층 포섭을 통해 기반을 다지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 거라고 본다"며 "정치적인 의도도 담겨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진보도 무조건 부정적으로 평가내리기가 어려울 거다. 경제성장에 기여한 건 분명하다. 얼마 전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을 칭송하기도 하지 않았나"라며 "우리나라가 3050클럽에 가입한 것 등 성과를 진보가 채가면 안 되지 않나. 도장을 딱 찍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로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전문가는 "큰 실수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12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회동한 이 대표. /남윤호 기자 |
◆정치권 "말 너무 많다?…조용한 것 보다 나아"
이 대표는 대표적인 페이스북 '헤비 유저'다. 수시로 페이스북 글을 올리고, 소통에 적극 참여한다. 일각에선 이 대표의 이런 면면을 놓고 "실수가 나오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송 대표와 회동 후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합의하면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원내지도부는 "오해가 있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 대표 리더십과 소통 방식이 시험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그동안 보수 정당 대표와는 다르게 여론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호평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입 꾹 닫고 참모진을 앞세우고 뒤에 숨어있다가 필요할 때만 소통 쇼를 하는 것보다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추켜세웠다.
다만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로 당내 불만이 터져나온 것에 대해 "이번 논란은 본인 역시 느끼는 바가 있지 않을까. 스스로 판단해 앞으로도 잘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대표의 '소통' 리더십에 대해 "취임 초기에 최고위와 다소 소통이 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접하기도 했다"며 "여전히 그런 상태인지 잘 봉합됐는지는 좀 더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거다. 이는 순전히 이 대표의 역량이라 생각한다. 대선 국면에서 조급한 것은 알고 있으나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좀 더 지켜보고 평가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구 보수 태극기 이미지가 강한 국민의힘에서 30대 젊은 당 대표가 투표를 통해 선출됐다는 것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그런 분위기에 너무 심취하지는 않았으면 한다"며 "젊지만 이 대표 또한 정치에 10여 년 몸담고 있지 않았나. 젊은 수구 꼰대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성찰하고 당 내외의 노련하고 경륜이 풍부한 분들과 소통했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교수도 이 대표에 대해 "점수를 준다면 80점 줄 것 같다. 전체적으로 기대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판을 주도해나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급 합의와 관련해서도 "정치 고수인 송 대표에게 살짝 말린 거다. 그런 정도의 실수라면 그렇게 큰 리스크로 보기 어렵다"며 "말이 없는 것에 비해선 훨씬 낫다고 본다. 자세히 설명하고 상황을 중계하지 않나. 요즘엔 그게 더 시대상에 맞다고 본다. 소통지향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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