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철수 딸 설희 씨, 국내서 '그림자 선거운동' 확인
입력: 2017.04.24 10:54 / 수정: 2017.04.24 10:54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딸 설희(가운데)씨가 국내에서 조용히 선거운동을 돕는 모습이 <더팩트> 취재로 확인됐다. 설희 씨는 대선 지원에 나선 어머니 김미경 교수와 함께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자연드림파크를 찾아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전남 구례=문병희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딸 설희(가운데)씨가 국내에서 조용히 선거운동을 돕는 모습이 <더팩트> 취재로 확인됐다. 설희 씨는 대선 지원에 나선 어머니 김미경 교수와 함께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자연드림파크를 찾아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전남 구례=문병희 기자

[더팩트ㅣ전남 구례=이철영·이효균·문병희 기자. 팔로알토(미 캘리포니아주)=최재필·남윤호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딸 설희(28) 씨가 미국 스탠퍼드대학원 박사 학위 과정을 휴학하고 국내에서 조용히 아버지의 선거운동을 돕는 모습이 22일 <더팩트> 취재로 확인됐다. 설희 씨가 국내에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공식 행사장에 나타난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설희 씨는 22일 전남 구례 화엄사와 구례자연드림파크 행사장 등에서 남편 안철수 후보의 선거 운동에 나선 어머니 김미경 교수와 동선을 함께하며 '대선후보 2세들의 효도 유세단'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단정한 정장 차림의 설희 씨는 경호원과 함께 이동하며 마이크를 잡은 어머니 김 교수의 유세를 멀리서 지켜보며 응원했다. 국민의당 선거운동 점퍼는 입지 않고 군중 속에서 청중들의 반응을 주의깊게 살피는 데 치중했다. 이동에 편리하도록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었다.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행사에 참석한 주위 사람들도 안철수 후보의 딸이란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조용하게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등 '그림자 운동'에 머물렀다.

안설희(가운데)씨가 22일 전남 구례자연드림파크 개장 3주년 기념 행사에서 선거 운동의 일환으로 축사를 하는 어머니 김미경 교수를 군중 속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전남 구례=이효균 기자
안설희(가운데)씨가 22일 전남 구례자연드림파크 개장 3주년 기념 행사에서 선거 운동의 일환으로 축사를 하는 어머니 김미경 교수를 군중 속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전남 구례=이효균 기자

지금까지 설희 씨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원 박사 과정을 밟으며 조교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국민의당이 발표했으나 지난 18일 <더팩트> 취재진의 현지 취재 결과 휴학 중이란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설희 씨는 학업을 중단하고 지난 겨울부터 국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설희 씨의 선거운동 지원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국민의당 선거캠프 등도 설희 씨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미국 스탠러드대학원 박사 과정을 중단하고 귀국한 안철수 후보의 딸 설희(가운데) 씨의 어릴 적 모습. 설희 씨는 중학생 시절 어머니 김미경 교수를 따라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안철수 캠프 제공
미국 스탠러드대학원 박사 과정을 중단하고 귀국한 안철수 후보의 딸 설희(가운데) 씨의 어릴 적 모습. 설희 씨는 중학생 시절 어머니 김미경 교수를 따라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안철수 캠프 제공

베일에 가려져 있던 안설희 씨(오른쪽)가 22일 전남 구례군에 있는 절 화엄사에서 어머니 김미경 교수(가운데)와 이동 차량에 오르고 있다. /이효균 기자
베일에 가려져 있던 안설희 씨(오른쪽)가 22일 전남 구례군에 있는 절 화엄사에서 어머니 김미경 교수(가운데)와 이동 차량에 오르고 있다. /이효균 기자

국내에 있지만 선거운동 현장에서 모습을 찾을 수 없었던 설희 씨를 확인한 것은 22일 오후 전남 구례군에 있는 절 화엄사에서였다. 어머니 김미경 교수와 어딘가로 가기 위해 차량에 오르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공개된 설희 씨의 모습은 어린 시절이 대부분이다. 이후 지난 1월 여수의 한 마라톤 대회에 어머니 김 교수와 함께 있는 모습이 알려진 바 있지만, 베일에 가려져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김 교수는 이날 오후 구례자연드림파크 개장 3주년 행사에서 축사를 하기로 예정돼 있었고, 설희 씨는 대선을 위해 뛰는 어머니를 응원하며 함께 이동했다. 김 교수는 남편인 안 후보의 지지를 이끌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인사와 악수를 하며 성원을 부탁했다. 설희 씨는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줄곧 뒤에서 묵묵히 지켜봤다.

안철수 대선후보의 딸 설희 씨가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 어머니 김미경 교수의 선거운동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다. /전남 구례=이효균 기자
안철수 대선후보의 딸 설희 씨가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 어머니 김미경 교수의 선거운동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다. /전남 구례=이효균 기자

설희 씨의 선거 운동 참여 방식은 다른 대선 후보 2세들의 적극적 활동과 사뭇 달랐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딸 유담 씨는 주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아버지를 돕고 있다. 지난해 4월 총선 때부터 지원 유세에 나서며 공개적으로 선거 운동에 뛰어든 대학생 유담 씨는 26일 중간고사를 마치면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아들 이우균 씨도 어머니의 선거운동에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총선 때 ‘아들’이라고 적힌 노란색 선거용 점퍼를 입고 나와 어머니를 도왔으며 '훈남 이미지'로 화제를 모았다. 대선에서도 벌써 인터넷상에서는 젊은 층의 인기를 모으며 적극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에 비해 설희 씨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자녀와 마찬가지로 언론 노출을 극도로 자제해왔다. 이날 취재진은 설희 씨에게 신분을 밝힌 후 선거 운동 지원 계획과 '재산' 등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관해 물었으나 자리를 피하며 침묵으로 답을 대신했다.

<더팩트> 취재진의 선거와 관련된 질문에 안설희 씨는 아무런 대답을 않고 조용히 차량으로 이동헀다. 사진은 구례 화엄사 일정을 마치고 이동하는 안설희 씨. /전남 구례=문병희 기자
<더팩트> 취재진의 선거와 관련된 질문에 안설희 씨는 아무런 대답을 않고 조용히 차량으로 이동헀다. 사진은 구례 화엄사 일정을 마치고 이동하는 안설희 씨. /전남 구례=문병희 기자

설희 씨의 '재산' 문제는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이 '독립생계'를 이유로 안 후보가 딸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치권의 공방으로 이어졌다. 당시 문재인 후보 측 교육특보 전재수 의원은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시 자녀가 고지거부를 하려면 독립생계를 유지하고 부모와 세대가 분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지난 11일 "설희 씨의 재산은 부동산, 주식 없이 예금만 1억1200만 원이고 현재 가치 2만 달러 상당의 2013년식 차량 한 대가 있다"면서 독립생계 요건을 갖춰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과 함께 공개한 설희 씨의 재산(단위: 천원)이 1억3687만 원으로 기록돼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정보공개 갈무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과 함께 공개한 설희 씨의 재산(단위: 천원)이 1억3687만 원으로 기록돼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정보공개 갈무리

안철수 후보 측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설희 씨는 2012년 6월 스탠퍼드 대학원 박사 과정에 진학해 현재 재학 중이고, 조교로 일하며 2013년부터 매년 3만 달러대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며 "재산은 부모와 조모로부터 오랜 기간 받은 것에 (2013년부터) 본인 소득 일부를 저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후보 측은 지난 15일 안설희 씨의 재산을 1억 3600여만 원으로 신고했다.

안설희 씨는 호화 유학생활 루머와 달리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대학 기숙사에 거주한 것으로 <더팩트>의 미국 현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팔로알토(미 캘리포니아주)=남윤호 기자
안설희 씨는 '호화 유학생활' 루머와 달리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대학 기숙사에 거주한 것으로 <더팩트>의 미국 현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팔로알토(미 캘리포니아주)=남윤호 기자

<더팩트>는 대선후보 자녀들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해지자 사실 확인을 위해 지난 14일부터 미국 현지 취재에 들어갔다. 안 후보 측은 설희 씨가 현재 스탠퍼드 대학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라고 했지만, <더팩트>의 미국 현지 취재 결과 3월부터 휴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더팩트 21일 단독 보도- 안철수 딸 안설희, 美 스탠퍼드大 돌연 휴학). 또한 대학 기숙사에서 비교적 검소하게 지낸 것도 확인했다.

지난 18일 <더팩트> 취재진이 스탠포드대학 화학대학원 로비에 걸려 있는 교수 및 스탭 명단에서 안설희 씨의 이름을 찾고 있다./팔로알토(미 캘리포니아주)=남윤호 기자
지난 18일 <더팩트> 취재진이 스탠포드대학 화학대학원 로비에 걸려 있는 교수 및 스탭 명단에서 안설희 씨의 이름을 찾고 있다./팔로알토(미 캘리포니아주)=남윤호 기자

박사 논문 심사를 앞둔 시기에 귀국을 결심한 설희 씨는 안 후보 유세를 돕는 김 교수와 동행하며 그만의 방식으로 조용히 힘을 보태고 있다. 전남 여수의 외가에 머물고 있는 설희 씨는 주로 호남지역 행사에 참석하며 점차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일 여수에서 개막한 제56회 전라남도체육대회에도 김 교수와 함께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22일 오전 전라남도 보성군 5일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전남 보성=이철영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22일 오전 전라남도 보성군 5일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전남 보성=이철영 기자

설희 씨가 안 후보 지원유세 나선 김 교수와 동행하는 이유와 관련해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선거 유세 등으로 집을 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설희 씨가 어머니와 함께 다니며 돕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오전 9시께 전남 보성 오일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안 후보의 지지를 부탁했고, 이후 장흥 전통시장을 찾아서는 유세 차량에 직접 올랐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김 교수를 유세 차량으로 불렀고 마이크를 잡은 그는 "여수댁입니다"라며 안 후보의 지지를 당부하는 등 적극적인 유세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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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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