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앤젤레스(미국)ㅣ임근호·나지연기자] "라스베이거스 가자, 라스베이거스 가자, LA만 오면 라스베이거스에 가자고 합니다. 공연을 2주 앞두고도 라스베이거스에 가고 싶다 했어요. 물론 그를 막을 순 없었죠."

재미교포 앤드류 김(28)이 비(28·정지훈)를 상대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카지노에서 자신에게 15만 달러(약 1억 6,000만원)를 빌려 바카라를 했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갚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김 씨가 제기한 소송장에 따르면 비는 심각한 도박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2007년에만 도박을 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3~4차례 이상 찾았다. 6월 30일 공연을 앞두고도 카지노에 들렸다.

앤드류 김은 "비가 LA공연을 앞두고 2주 전인 6월 17일에 미국을 찾았다. 공연 준비를 위해 일찍 온 줄 알았다. 하지만 'LA 타임즈' 등 현지매체와 인터뷰가 끝나자 바로 라스베이거스로 갔다. 더이상의 홍보활동은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비는 일행 등과 함께 자신의 시보레 서버번을 빌려 라스베이거스로 향했다고 한다. LA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의 거리는 차로 대략 5시간. 김 씨는 "며칠이 지나도 오지않아 내가 전용기를 타고 직접 라스베이거스에 찾아 갔다. 비는 바카라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비의 엄청난 베팅 수준도 귀뜸했다. 기본 베팅은 1,000~2,000달러. 하지만 게임이 잘 풀리지 않으면 5,000달러, 심지어는 1만 달러(약 1,100만원)까지 무리하게 베팅을 했다고 주장했다.

비의 공연 직전 라스베이거스 도박은 복수의 경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공연 관계자는 "공연 준비를 위해 미국에 왔는데 비가 LA에 없고 라스베이거스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급히 가서 카지노에 있는 비를 만났다"고 말했다.

비는 호텔 카지노 관계자 사이에서도 유명했다. 2006년 12월 말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하는 동안 특급호텔 카지노를 자주 들렸다는 것. 카지노의 한국계 매니저들 사이에서도 그의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었다.

앤드류 김은 "2007년 6월까지 적어도 3번 이상 LA를 찾았다. 웨스트우드에 있는 일본인 기업 회장의 개인콘도에 머물렀다"면서 "보통 일주일 정도 있었고, 그 중 3박 4일은 어김없이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고 덧붙였다.

피소를 당한 입장이지만 도박여부와 규모 등에 대한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이상 비의 라스베이거스행을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비가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시기만으로도 논란의 여지는 있다. 공연을 코앞에 두고 카지노에서 바카라를 즐겼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자체가 월드스타로서의 입지와 거리가 멀다.

앤드류 김의 법적 대리인인 다니엘 박 변호사(루리앤박)는 "비는 공연 직전에도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가수로서 문제 있는 행동이다. 15만 달러를 빚진 것 보다 그의 무성의한 태도가 더 문제"라며 책임감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한편 2007년 6월 30일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릴 계획이던 비의 콘서트가 공연 2시간 전 취소됐다. 현지 프로모터인 앤드류 김과 국내 주관사인 스타엠, 그리고 아티스트인 비 등은 공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여전히 서로에게 떠밀고 있고 미국에서는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사진ㅣ로스앤젤레스(미국)=김용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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