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낼 Girl] "롱런 할 수 있을까"…걸그룹, 일본 진출 장애물은?
입력: 2010.09.02 13:31 / 수정: 2010.09.02 13:31

[ 나지연기자] 걸그룹들의 일본러쉬. 일단은 핑크빛이다. 일본 유명 가수들에 뒤지지 않는 앨범 판매량이나 현지 언론의 관심도가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아직 성공을 낙관하긴 이르다. 단기적인 성과는 얻었을지 몰라도 롱런을 속단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걸그룹의 일본 성공 장애물로 3가지를 들었다. 우선 ▲ 마니아 취향이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혔다. 소수 여성에 팬이 한정됐다는 것. 둘째로 ▲ 언어의 장벽을 들 수 있다. 멤버 전체가 일본어에 능통한 그룹이 없어 할동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평가다. ▲ 전략의 미비도 에로점으로 통한다. 상황에 따라 활동을 달리해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일본내 걸그룹 한류를 일으키기 위해 헤쳐나가야 할 장애물을 짚어봤다.

◆ 마니아 취향 - "대중성엔 못 미쳐"

소녀시대, 카라, 포미닛, 브라운아이드걸스는 모두 일본 내 쇼케이스를 열었다. 하지만 한국과는 팬층이 확연히 달랐다. 국내의 경우 남성팬들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일본 팬들을 대부분 10~20대 여성이었다. AKB48 등 일본 유명 걸그룹들이 남성팬을 몰고 다니는 것과는 비교되는 점이기도 했다.

이는 한국과 일본의 걸그룹 스타일 차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걸그룹들은 귀여운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다. 음악 스타일과 안무도 깜찍발랄하다. 이에 비해 한국 걸그룹은 파워풀한 음악과 춤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그래서 소극적인 성향의 남성 팬보단 소수 여성층의 '워너비'로 부각됐다.

포미닛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노현태 실장은 "현재 일본 걸그룹들은 귀여움으로 승부하고 있다. 그래서 차별화를 둬 멋진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면서 "한국 걸그룹 콘셉트는 일본 시장 내에서 블루오션이다. 다만 성공하면 시장을 석권할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타격은 더 크다"고 설명했다.

◆ 언어의 장벽 - "현지 방송 인터뷰 어려움"

언어의 장벽도 장애물로 꼽힌다. 현재 일본에 진출한 걸그룹 멤버들 중 일본어에 능통한 사람은 팀내 한 명 정도로 소수다. '소녀시대'의 경우 일본 활동 경험이 있는 수영이 '브아걸'은 미료 정도가 일본어에 능숙하다. 이런 점은 현지 인터뷰나 방송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일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동방신기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동방신기의 경우 첫 일본 데뷔시는 멤버 모두가 일본어에 능통하지 못했다. 하지만 활동을 지속하면서 언어 수준을 끌어올렸고, 언어 장벽이 허물어졌을 때 비로소 일본 시장 내에서 인기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었고, 폭발력을 가졌다.

카라 소속사인 DSP 관계자는 "현재는 어눌해 보이는 일본 말투가 먹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현지 몇몇 팬들의 경우 일본어를 잘해서 TV나 언론 매체에서 많이 활동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본어를 잘하게 됐을 때 활동 폭이 좀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 전략의 미비 - "시행착오 겪을 수 있어"

걸그룹마다 일본 내 정착 전략이 다른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소녀시대의 경우 일본 현지화 보다는 쇼케이스 등 단기 활동을 포인트로 잡고 있다. 이에 반해 카라나 포미닛은 거리에서 팬들은 만나는 등 생활 밀착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점은 한국 걸그룹 전체를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준다.

실제 걸그룹들의 전략에 대한 일본 현지인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소녀시대의 한국적인 전략의 경우 "멋있다"며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팬들도 있었지만, "다가가기 어렵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포기한 사례도 있었다.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현재 걸그룹들은 여러가지 전략을 시험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전체 팬들이 보기에는 상당히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라면서 "물론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전략을 시험하다가 오히려 실패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확실한 전략 수립을 당부했다.

◆ 일본 공략 해법은? 대중성과 개성의 조화

일본 걸그룹과 비교해 월등한 음악적 실력을 갖춘 한국 걸그룹들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곡의 컬리티나 가창력, 안무 소화 능력도 기초에만 충실한 일본 걸그룹과는 차별화가 된다는 점에서 일본 가요관계자들도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개성을 보여주는데 집중한 나머지 대중성은 잡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오타쿠적 성향이 강한 일본 남성 팬들에게 아직까지 어필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개성을 가진 가운데서도 대중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 롱런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라 소속사 관계자는 "일본 초기 진출 반응이 긍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성공에 대한 판단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여기고 있다"라면서 "현지에서 알아보는 팬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대중적이라 보긴 힘들다. 이에 맞춰 활동 방향을 수정해 나갈 계획이다"라며 보완점을 수긍했다.

<글=나지연기자, 사진=더팩트 DB, 내가네트워크, SM 엔터테인먼트, DSP, 큐브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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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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